이유 있는 코인 광풍… 1년간 암호화폐 평균 1738% ‘폭등’

입력 2021-05-12 04:04

최근 1년간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 상장된 암호화폐 82종의 평균 상승률이 1737.6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 평균 상승률은 81.02%, 코스닥은 62.31%였다. 지난해 증권시장 대 상승장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 상승률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했다. 왜 그토록 많은 사람이 돈을 짊어지고 암호화폐 시장으로 향하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지표다.

업비트에 상장된 지 1년이 지난 암호화폐 82종의 상승률을 보면 가격이 하락한 암호화폐는 단 하나도 없다. 11일 오후 3시 기준 제일 상승률이 낮은 것은 ‘비트코인에스브이’로 83.40%였다.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건 ‘쎄타퓨엘’로 18909.01%라는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 시가 2.35원에서 시작해 이달 5월 중 한때 최고 540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5월 11일 100만원어치를 샀다면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약 1억9000만원이 된 셈이다. 2위인 ‘앵커’ 역시 10351.98%를 기록해 100배 이상 상승률을 보였다. 1000% 이상 오른 암호화폐만 40종이나 됐다.

지난해 보기 드문 상승장을 보인 코스피에서 같은 기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건 한화투자증권 우선주(1520.79%)였다. 2위는 HMM(1112.62%)으로 두 종목만 1000%를 넘어섰다. 코스닥의 경우 오키스전자(1461.40%), 데브시스터즈(1232.53%), 청보산업(1100.89%)이 나란히 1~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런 기록적인 상승률조차도 암호화폐 시장에 대입하면 50위권에 머무는 수준이다.

이처럼 높은 변동성에 투자자가 몰리면서 암호화폐 광풍은 점차 고령층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직장인 블라인드나 관련 커뮤니티에선 노후자금이나 전셋값, 결혼자금 등 목적자금마저 암호화폐에 털어 넣고 ‘존버(버티기)’를 하겠다는 고백이 적지 않게 올라오고 있다. 문제는 이 투자가 실패했을 경우 안전장치가 전무하다는 점이다. 단순히 개인 책임으로만 돌리기엔 이미 하나의 사회현상이 된 셈이어서, 정부가 최소한의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달리 암호화폐를 상품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규제가 안 된다”며 “기본적으로 누군가 암호화폐를 발행해 상장을 하려 할 때 적절한 상장 절차나 심사가 필요한데 그게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국이 감독도 안 하고, 입법도 안 돼 있으니 시장이 굉장히 불안정하고, 그 틈을 이용해 가치도 없는 암호화폐를 막 상장해 한탕 하고 빠지는 사람도 많다”며 “여러 차례 전문가들이 얘기해 왔지만, 정부가 듣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해외 비트코인 시세 추락으로 ‘김치 프리미엄’이 15% 안팎으로 확대되자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서면서 업비트와 빗썸 양대 암호화폐 거래소가 먹통이 되기도 했다.

강준구 조민아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