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암 발병으로 큰 상처를 입은 전북 익산 장점마을 주민들의 치유 방안을 찾는 시민포럼(포스터)이 열린다. 주민 중심의 본질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행사로 암 발병 원인으로 밝혀진 그 폐비료공장 안에서 개최돼 주목된다.
익산민예총은 “12일 오후 2~6시 장점마을 비료공장 터에서 주민과 활동가, 전문가들이 함께 하는 제1회 익산문화도시 문화다양성 치유마을 시민포럼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주제는 ‘인심은 함열, 치유는 장점: 장점마을 주민의 치유와 지구인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이다. 장점마을 주민협의회·민관협의회와 익산문화도시지원센터, 원광대 대안문화연구소, 익산민예총 등이 참여한다.
장점마을 사태는 대한민국의 대표적 환경피해 사례로써 향후 우리나라의 환경, 문화, 치유, 회복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주최측은 설명했다.
행사에서는 먼저 최재철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장이 ‘장점마을의 유래와 문제점’을 이야기한다. 이어 ‘익산과 함라의 아름다움’(문화재전문위원 신정일), ‘장점마을 환경오염과 교훈’(전북대 김세훈), ‘장점마을의 치유공간 디자인’(건축가 황순우), ‘지구인문학적 관점에서 장점마을의 치유성’(원광대 조성환) 등의 발제가 이어진다.
신귀백 익산민예총 회장은 “이번 포럼은 결국 주민들을 위한 향후 해결방안의 모색”이라며 “차후 이 공장에 주민중심으로 운영되는 힐링센터나 문화공간이 들어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점마을에선 2001년 마을서 500m 가량 떨어진 곳에 비료공장이 들어선 뒤 주민 33명이 암에 걸려 17명이 사망했고, 수십명이 투병 중이다. 2016년 8월 주민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진상 규명과 대책을 세워달라고 거리로 나섰다.
환경부는 2019년 뒤늦게 이 마을 집단 암 발병의 원인이 비료공장에서 불법으로 사용한 담뱃잎 때문이라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주민 등 170여명은 지난해 7월 전북도와 익산시를 상대로 150억원대 손해배상 민사조정을 신청했으나 3차례 협의 끝에 결렬돼 현재 소송 중이다.
익산=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