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하나님의 등불

입력 2021-05-13 03:05

교회와 크리스천들은 다음세대가 소망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믿지 않는 청소년들에게 교회에 나오지 않는 이유를 물으면 예상 밖 답변을 내놓습니다. 절반 가까이가 ‘종교가 싫어서’라고 말합니다. 기독교를 싫어하는 게 현실입니다.

오늘 본문 1절은 “아이 사무엘이 엘리 앞에서 여호와를 섬길 때에는 여호와의 말씀이 희귀하여 이상이 흔히 보이지 않았더라”고 말씀합니다. 당시는 여호와의 말씀이 들리지 않고 하나님의 역사가 보이지 않았던 시대였습니다. 영적인 암흑기였고 메마르고 답답한 시대였습니다. 이어 2절에서 말씀합니다. “엘리의 눈이 점점 어두워 가서 잘 보지 못하는 그 때에 그가 자기 처소에 누웠고.”

단순히 엘리 제사장이 나이가 많아 누워있다는 말로만 이해할 수 없습니다.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가 너무 힘들고 답답해 성막에 나아가 하나님 앞에 울며 애통할 때 엘리 제사장은 뭐라고 말합니까. “술 끊어라. 언제까지 술주정하고 있느냐”라고 합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요. 완전 오판하고 있는 겁니다. 엘리는 대제사장이었습니다.

‘여호와의 말씀이 들리지 않고, 하나님의 이상이 보이지 않는 시대’를 보여줍니다. 대제사장 엘리가 영적으로 둔감하다 할지라도 그의 아들들은 깨어있어 영적 지도자 역할을 해야 할 텐데, 실제로는 어떻습니까. 오히려 성범죄까지 짓고 하나님 앞에서 회개하지도 않습니다. 정말 답이 없는 시대였습니다.

그때만 그럴까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의 현실과 다름없는 아픔 많은 시대에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3절은 말합니다. “하나님의 등불은 아직 꺼지지 아니하였으며.” 우리는 포기하고 낙심하고 안 된다 말하지만, 주님은 “하나님의 등불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고 말씀하십니다. 이어서 4절에서 말합니다. “여호와께서 사무엘을 부르시는지라 그가 대답하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엘리는 영적으로 눈이 어둡고 그의 아들들은 성범죄자였던 그때, 하나님은 ‘어린 사무엘’을 부르셨습니다. 그 시대에도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단순히 망하게 하시고 버리는 것으로 끝내지 않으시고 다음세대인 사무엘을 통해 새 시대를 여셨던 것처럼, 지금도 여전히 하나님은 교회를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저는 2012년부터 일선 학교에 교회를 세워가는 ‘스쿨처치’ 사역을 감당해왔습니다. 이를 통해 전국에서 하나님을 갈망하면서 핍박과 조롱을 받으면서도 학교와 삶의 현장에서 기독교 신앙을 고백하며 교회를 세워가는 학생들을 수없이 만났습니다. 그때마다 하나님은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셨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역교회 안에서 교회 안 청소년들만 만났다면 절대 볼 수 없었던 모습입니다.

코로나19로 많은 학교에서 모임이 사라지거나 없어졌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예배와 신앙을 포기하지 않는 청소년들을 오늘도 만나고 있습니다. 아침 8시부터 기도 모임을 이어가는 학생들, 온라인 줌으로라도 모여 예배하는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다니엘처럼 뜻을 정해 1명이라도 정해진 시간에 예배하고 기도하는 친구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도하는 한 사람이, 기도 없는 한 민족보다 강하다’라는 말처럼 지금 이 시대에도 그런 다음세대, 아니 ‘지금세대’를 하나님은 세워가고 계십니다. 우리는 포기하더라도 하나님의 등불은 아직 꺼지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나도움 목사(스탠드그라운드 대표)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나도움 목사는 ‘스탠드그라운드’ 대표로 청소년과 청년을 섬기고 있습니다. 스쿨처치 사역자로 일반 학교에 교회를 세워 학생들이 건강하게 예배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도움닫기’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채널 등을 운영하며 SNS 미디어 사역 전문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