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홍준표(사진) 의원이 10일 자신의 국민의힘 복당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복당 채비를 서두르는 것이다. 홍 의원은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 날 선 견제구도 날렸다.
홍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저는 당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당헌·당규에 따라 복당 신청서를 쓰고 심사받는 복당 절차를 밟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가 복당 의사를 공식화한 건 탈당 1년2개월 만이다. 홍 의원은 지난해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공천 결과에 불복, 탈당 후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홍 의원은 일각의 복당 반대론을 일축했다. 그는 “(반대론은) 특정 계파의 이중플레이로, 대세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복당 추진 배경에는 “내가 개인적인 악연이 있었던 사람이 당을 이끌고 있었기 때문에 복당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복당 문제를 비롯해 현안을 두고 장외에서 설전을 벌여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정조준한 것으로 해석된다.
야권 잠룡인 홍 의원이 신임 당대표 선출 전 복당을 서두르는 건 대선을 겨냥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무소속으로는 활동에 한계가 있는 만큼 복당을 해 대선 레이스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겠다는 계산이다.
홍 의원은 야권 대선주자 중 지지율 1위인 윤 전 검찰총장의 역량을 평가절하했다. 그는 “검찰 수사만 평생 하신 분이 지금 각 분야의 날치기 공부를 하고 있는데, 조금 더 공부를 하시고 국민 앞에 나오셔야 한다”며 “대통령의 직무 중 검찰 수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0.1%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또 여권 유력 주자인 이 지사는 포퓰리스트로 정의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이 베네수엘라행 완행열차라면, 이 지사는 베네수엘라행 급행열차”라며 “망나니짓, 양아치 짓 한 거부터 무릎 꿇고 사죄하고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홍 의원 비토 목소리는 여전하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홍 의원의 ‘막말’ ‘비호감’ 이미지 때문에 복당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의원이 많다”고 전했다. 김재섭 비상대책위원도 “홍 의원님의 충심을 지키는 유일한 길은 복당하시지 않는 것”이라고 복당을 반대했다. 결국 홍 의원 복당 문제는 6월 전당대회 후 선출되는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헌 강보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