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경제’라는 단어를 48차례나 사용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3주년 연설에서 경제를 22차례 언급한 것과 비교해 2배 이상 더 많이 썼다. 문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코로나19 충격 완화를 위한 경제 살리기에 방점을 두고 국정을 운영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통상 연설에서 가장 많이 쓰는 국민(29회)보다도 경제를 19번 더 사용했다. 이어 코로나(26회), 위기(24회), 회복(21회)을 언급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경제 활성화로 위기를 회복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실제로 연설 상당부분을 할애해 경제와 산업 분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적극적인 확장 재정과 내수 부양책을 준비하고 기업 투자를 적극 지원하겠다”며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의 두 축을 세우고 대한민국 건국 이후 최대 규모인 160조원을 투입하겠다. 11년 만에 4%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를 15번 언급하며 일자리 정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반도체’라는 단어도 8번 썼다. 문 대통령이 취임 기념 연설에서 특정 산업을 반복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문 대통령이 신산업에 관심이 높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글로벌 공급망 확보 경쟁이 가장 치열하게 나타나고 있는 업종이 반도체”라며 “반도체 호황을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아 우리의 국익을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오전 11시 생중계 시간에 맞춰 청와대 춘추관에 입장했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호승 정책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배석했다. 코로나19 방역으로 취재진 20명만 현장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의 연설은 28분간 진행됐다. 연설과 문답 사이에는 청와대가 준비한 녹색성장 및 2030 글로벌 목표를 위한 연대(P4G) 2차 정상회의 홍보 영상이 방송됐다.
취재진의 질문 내용을 대통령에게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던 프롬프터는 이번에 설치되지 않았다. 합성을 통한 가짜뉴스 유포를 막기 위해서다. 문 대통령은 직접 기자들의 질문을 메모하며 답변했다. 질의응답을 마친 문 대통령은 기자들과 악수 대신 인사를 하고 춘추관을 나섰다. 문 대통령이 춘추관 브리핑룸을 찾은 것은 취임 후 8번째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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