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시끌시끌… 건설사들 ‘차음 기술’ 개발 팔 걷었다

입력 2021-05-11 22:49
삼성물산 층간소음연구소 직원이 소음 저감 기술 개발을 위해 실험하고 있다. 삼성물산 제공

층간소음 문제가 개인의 생활 습관 차원을 넘어 주택 설계·시공의 문제라는 공감대가 커지면서 대형건설사들도 층간소음 문제 해결을 서두르고 있다. 진동을 차단하기 위해 벽과 바닥 두께를 높이는 것은 기본이고, 친환경·시공성 등을 고려한 신기술들이 개발 중이다.

11일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3월 31일 기준) 층간소음 관련 전화상담 서비스 건수는 7697건이었다. 층간소음 상담은 2012년 8795건에서 매년 늘어 2019년엔 연간 2만6257건에 달했지만, 지난해 1분기에는 민원이 유독 더 많았다. 현장에 방문해 소음을 직접 측정하는 현장 진단 서비스는 3386건에 달했는데, 이미 전년 1년치(7971건)의 절반에 달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가 일반화하면서 층간소음 분란도 더 커지는 추세다.

층간소음이 문제가 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바닥 콘크리트슬래브 두께에 관한 규정도 1999년부터 2008년 사이 120~180㎜로 조금씩 강화되다가 2009년에 현행 210㎜ 이상으로 강화했다. 하지만 이웃사이센터 층간소음 접수현황에서 1999년 이전 아파트(21.0%) 다음으로 많은 민원이 접수된 게 2009년 이후 아파트(20.6%)이었다. 바닥 두께를 높이는 것만으로는 층간소음 문제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다. 자연히 건설사들도 층간소음 차단을 위한 특화기술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한화건설은 지난달 층간차음제 ‘EPP+EPS 적층형 60㎜ 층간차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주택 바닥은 콘크리트슬래브(210㎜ 이상), 완충재, 경량기포 콘크리트, 마감 모르타르, 바닥마감재가 겹겹이 덮이는 구조다. 한화건설 층간차음재는 기존 완충재(30㎜)에 친환경 완충재를 덧대 두께도 높이고 공정은 간소화한 구조다. 한화건설은 층간소음 완충재 전문기업 EPS코리아와 공동으로 차음재를 개발했다.

롯데건설은 서울시립대 산학협력단, 신호산업과 함께 층간 접촉면을 최소화하는 ‘벽체지지형’ 천장을 적용했다. 위층 바닥과 아래층 천장을 연결하는 ‘달대’를 천장에 지지하는 게 아니라 세대 옆면, 벽체에 지지해 진동 전달을 줄이는 방식이다. 롯데건설은 또 지난 2월 층간소음 솔루션팀을 신설해 롯데케미컬, EPS 코리아와 함께 완충재 기술을 개발 중이다. 천장 시스템에서 중량충격음을 추가로 차단하는 기술 등을 2022년부터 롯데케슬과 르엘 현장에 적용할 예정이다.

롯데건설이 새롭게 개발한 벽체지지형 천장 시스템은 바닥 슬래브에 직접 고정되는 달대(상부 세대의 바닥 슬래브와 하부 세대의 천장을 연결하는 부재) 설치를 최소화해 상부 세대 진동의 전달 경로를 차단했으며, 벽체에 고정하는 방식을 채택해 층간소음을 줄이는 원리를 적용했다. 경량철골이나 목구조를 이용해 상부 세대 바닥 슬래브에 직접 달대를 고정하는 기존 공동주택 천장과 차별화를 둔 것이다.

삼성물산은 층간소음연구소를 설립해 층간소음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삼성물산 층간소음연구소는 지난 3월 슬래브를 필요한 부분만 차등적으로 높이는 특화기술을 개발했다. 층간소음을 차단하려면 일반적으로 바닥 슬래브를 두껍게 댄다. 이 경우 층고가 낮아지고 건물 전체로 치면 가구 수가 줄어들기도 한다. 삼성물산 특화기술은 바닥 슬래브를 기존 210㎜에서 250㎜로 높이되, 층고는 높이지 않고 유지한다는 취지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