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어느 세대보다 교육 수준이 높고 경제적으로 윤택한 삶을 누리고 있다.’ 이는 MZ세대에 대한 기성세대의 일반적 인식이지만 MZ세대가 피부로 느끼는 현실은 정반대다. 오히려 이들은 “기성세대만이 경제성장의 과실을 누렸다”며 박탈감을 토로한다. 각국의 MZ세대 모두 이례적인 저성장, 일자리 위기 등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해 있는 탓이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의 출현은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가디언은 지난달 23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일자리 위기 등 사회 불안에 직면해 아이를 갖지 않기로 결정한 Z세대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Z세대 마리(23)는 “어렸을 땐 아이를 갖고 싶었다. 그러다 코로나19가 유행했고 나와 파트너는 둘 다 직장을 잃었다”며 “나는 은퇴할 때까지 일하지 않고선 경제적으로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걸 깨달았고, 아이를 갖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MZ세대가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입한 시기는 공통적으로 세계 경제가 불황으로 치닫던 때였다. 국제통화기금(IMF) 연구에 따르면 M세대는 2008년 금융위기 여파를 그대로 겪은 세대다. 높은 급여와 연금 보장 등으로 상대적으로 보호를 받을 수 있었던 기성세대와 달리 비정규직을 전전하던 M세대의 고용은 더욱 불안해지며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Z세대는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시점에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었다. 미국 연구기관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성년이 된 Z세대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어느 세대보다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 Z세대 중 절반 가까이(46%)는 코로나19로 인해 실직이나 임금 삭감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반면 X세대는 36%, 베이비붐 세대는 25%만이 같은 경험을 했다고 답했다.
‘가장 윤택한 세대’라는 프레임에 MZ세대가 반발하는 이유다. 영국 대학생 클라라 피니건(22)은 가디언에 “우리 세대는 불공평하게 평가되고 있다”며 “나는 그저 기성세대가 누려온 것을 원한다. 열심히 일하면 보상받을 수 있다는 게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현실에 절망감을 느낀다”고 분노했다.
정우진 임송수 기자 uzi@kmib.co.kr
[MZ 세대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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