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젊은 정치인들의 대권·당권 도전이 잇따르고 있다. 통상 대선이나 당대표 선거는 정치 경험이 풍부하고, 지지 기반이 탄탄한 이들이 도전한다. 그래서 젊은 정치인들은 출마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런 어려움을 알면서도 뛰어든 것이어서 눈길이 간다. 더불어민주당에선 9일 박용진 의원이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재선인 박 의원은 올해 만 50세다. 당내 다른 대선주자들에 비해 한참 어리고, 상대적으로 경력도 일천하다. 계파나 지역 기반도 없다. 그래서 무모한 도전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젊은 정치인으로서의 패기와 열정만큼은 남다르다. 박 의원은 이날 출마 회견에서 “불공정과 불평등에 맞서는 용기 있는 젊은 대통령이 되겠다. 대한민국의 시대교체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쪽에선 올해 49세인 김세연 전 의원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당권 선거에도 정치 신인 바람이 거세다. 당대표 선거에 나선 김웅(51) 의원은 초선 의원으로 3~5선의 중진들과 경쟁하고 있다. 초선인 윤희숙(51) 의원도 대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최고위원에 도전하려는 초선 의원도 여러 명 있다. 앞서 지난 2일 치러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초선 의원 2명이 예상 밖의 높은 득표율로 최고위원 자리를 꿰차는 이변을 연출한 바 있다.
해외에서는 젊은 정치인들의 도전으로 당이 혁신되고 국정 운영이 획기적으로 달라진 사례가 여럿 있다. 39세 때 보수당 대표가 돼 당을 대대적으로 뜯어고친 뒤 5년 후 정권까지 탈환했던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초선 상원의원 때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담대한 희망’을 외쳐 47세 때 대통령이 된 미국의 버락 오바마, 38세에 기성 정당에 대항해 새로 당을 만들어 이듬해에 정권을 거머쥔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등이 대표적이다. 박 의원이나 김 의원 등이 이들처럼 결실을 낼지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그들의 도전이 적대적 공생 관계에 길들여진 여의도의 패거리 정치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기에 출마 자체만으로 이미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경선 과정에서 그들이 제시할 창의력 넘치고 국민 생활에 와닿는 미래 비전이 생산적 정치, 희망의 정치가 뭔지를 생각해보게 할 것이다. 또 올드보이들만 득세하는 정당문화를 쇄신해 정치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게 하는 데에도 기여하리라 본다. 이번 젊은 정치인들의 도전이 여의도 정치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길 기대한다.
[사설] 새바람 불어넣는 젊은 정치인들의 대권·당권 도전
입력 2021-05-10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