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노무현 돌풍’ 이후 두 번째 한국정치의 대파란을 약속한다”며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여권 대선 주자 중 첫 출마 선언이다. 박 의원을 필두로 출마를 고심 중인 여권 군소후보들의 출마 선언이 이어질 전망이다. 여권 ‘빅3’ 주자들 역시 지지세력 조직을 본격 전개하면서 대권을 향한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박 의원은 국회 잔디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의 세대교체를 선도하고 시대를 교체하는 젊은 대통령이 되겠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행복국가’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박 의원은 97세대(1990년대 학번·70년대생) 대표주자답게 청년층 민심을 사로잡는 데 주력했다.
박 의원은 주택공급 확대, 청년 전월세지원책 등을 부동산 정책으로 제시했다. 또 현재 징병제를 모병제로 전환하고, 남녀평등복무제를 도입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그는 “복무기간에 군인연금을 적용해 청년들의 사회진출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복지행정통합플랫폼’ 구축, 연수익 7% 이상의 ‘국민행복적립 계좌’를 통한 자산형성 제도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박 의원은 사실상 대선 행보를 보이면서도 공식선언은 미루고 있는 여야 주자들에게 “빨리들 나오십시오. 각오가 섰으면 말씀하시고, 정책이 세워졌으면 설명하시라. 그래야 국민도 검증하고 확인할 수 있다”고 촉구했다.
박 의원을 시작으로 여권 군소후보들의 대권 도전이 잇따를 전망이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노무현·문재인의 확실한 계승자라는 사명감을 갖고 경선을 준비한다”는 글을 올리며 출마를 공식화했고, 양승조 충남도지사도 12일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광재 민주당 의원,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도 출마 여부와 시점 등을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내 ‘빅3’로 거론되는 유력주자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외곽 지원조직 격인 ‘민주평화광장’은 12일 출범 예정이다. 발족식 직후 ‘청년주거’를 주제로 토론회가 진행되는데 이 지사가 참석한다. 같은 날 경기도가 주최하는 ‘비거주용 부동산 공평과세’를 주제로 한 국회 토론회에도 참석해 대권을 향한 보폭을 넓힌다.
지난 8일 광주에서 열린 ‘신복지 광주포럼’ 발족식에 참석한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부산에서 열린 ‘가덕신공항-신복지 부산포럼’ 발대식에 참석하며 지역조직 다지기에 나섰다. 10일에는 싱크탱크격인 ‘연대와 공생’ 정책 심포지엄을 통해 이 전 대표가 구상한 경제정책 비전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11일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리는 지지의원 모임 ‘광화문포럼’에 참석한다. 정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사회적 상속’을 주제로 한 정책 구상을 소개할 계획이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