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세·과태료 32회 체납에 “부끄럽다”… 몸 낮춘 김부겸

입력 2021-05-07 04:02
김부겸(왼쪽) 국무총리 후보자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마친 뒤 서병수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전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의 6일 국회 인사청문회는 ‘반성 청문회’였다. 김 후보자는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부끄럽다” “사려깊지 못했다” “사과드린다”며 몸을 바짝 낮췄다. 야당이 지난 4일 열린 5개 부처 장관 인사청문회 이후 임혜숙 박준영 노형욱 후보자에 대해 지명 철회와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등 대여 공세수위를 높이자 정면 대응보다 ‘로키’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자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피해자를 ‘피해를 호소하는 고소인’이라고 지칭한 것과 관련해 “다시 한 번 피해자께 사과드린다”며 “성인지 감수성이 많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아프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저희 당에서 박 전 시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해 입장 정리를 못한 상황이었다”며 “그 무렵까지는 박 전 시장 죽음에 대해 내용이 밝혀지기 전이었다”고 부연했다.

자동차세와 과태료를 체납해 차량을 32차례 압류당했다는 지적에는 세 번 연속 “부끄럽다”고 답변했다. 김 후보자는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준법의식이 결여됐다는 비판이 있다’고 하자 “공직 후보자로서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지적 때문에 저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과거 저서에서 ‘학폭 가해자’라고 고백한 것에 대해서도 “왕따 문화를 접한 부모 세대로서 어린 시절 부끄러운 게 있었다”며 “반성·참회하는 심정으로 글을 썼다”고 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가 행정안전부 장관 시절인 2019년 강원도 산불 현장에서 민주당 지역위원장과 기념사진을 찍은 게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는 처음에는 “지원나온 주민들이다” “제가 내용을 알고 그렇게 했겠느냐”고 하다가 이 의원이 ‘이재민 가슴은 피가 거꾸로 솟는 심정’이라며 몰아붙이자 “사려깊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답변 과정에서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이 의원이 ‘산불 현장에서 사진찍는 게 자연스러운 것이냐’고 재차 질의하자 “제가 언제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는다고 했느냐. 그런 식으로 인격모독하지 말라”며 발끈했다. 하지만 곧바로 “목소리를 높여 죄송하다. 다만 후보자 입장을 배려해달라”며 몸을 낮췄다.

딸 가족이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에 투자할 때 ‘맞춤형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김 후보자는 “라임 펀드를 판매한 사람과는 일면식도 없다”며 “저한테 불똥은 튀겠지만 제가 영향을 미친 것처럼 말하면 항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시절 외국어고 폐지법안을 공동발의한 뒤 자녀를 외고에 입학시켜 ‘내로남불’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 후보자는 “공동발의한 건 외고 폐지 법안이 아니라 외고와 특수목적고 등을 합쳐 혁신형 자율학교를 만드는 법안”이라고 반박했다. 또 “제가 정치하면서 내 자식, 남의 자식을 차별해가며 이익을 탐하지 않았다”고 했다.

백상진 강보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