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의 일시적 ‘보릿고개’가 찾아온 5월 첫 주 1차 접종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 정부는 1차 접종이 재개되는 이달 말까지 백신을 추가 확보해 접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접종 후 이상반응 사례에 대한 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전날 0시부터 6일 0시까지 신규 1차 접종자가 525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날이 공휴일이어서 접종 건수가 줄어든 영향이 있지만 신규 접종자는 이달 들어 뚝 떨어졌다. 평일인 지난 3일 신규 접종자는 6만6920만명 늘었고, 4일도 6만2507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300만명 접종을 목표로 하루 22~24만명이 접종하던 지난달 말보다 4분의 1가량 줄어든 수치다.
현재 정부는 2차 접종만으로 백신 물량이 빠듯해 1차 접종을 제한하고 있다. 1차 접종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는 이달 말까지 백신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전날 화이자 백신 43만6000회분이 도착하면서 잔여 물량은 113만2000회분으로 늘었다. 1차 접종 재개에 대비해 예방접종센터도 261곳으로 늘렸다.
동시에 백신에 대한 불신을 줄이기 위한 대책도 고심 중이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이날 “(이상반응에 대한) 인과성 확인과 보상에 시일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치료비 부담이 높은 중증환자 등에 대해서는 우선 ‘긴급복지’ ‘재난적 의료비 지원제도’ 등을 활용해 치료비 부담을 경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긴급복지는 소득 기준을 충족하면 300만원 이내에서 본인부담 의료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재난적 의료비 지원 대상자는 본인부담 의료비의 최대 50%까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백신접종 후 이상반응이 발생하면 조사·보상절차, 복지제도 신청 등을 안내할 지방자치단체 전담공무원도 지정한다.
정부는 코로나19를 통제하려면 백신 접종이 중요하다고 연일 강조했다. 하지만 의료인 중에서도 사망 신고 사례가 나오면서 이상반응에 대한 우려 역시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달 26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은 경남 함안의 50대 한의사는 다음날 발열, 근육통을 겪었다. 며칠 휴식을 취했으나 지난 1일 사망했다. 방역당국 조사 결과 사망자는 고혈압약을 복용 중이었다. 1차 부검에서 육안 소견상 동맥경화가 일부 확인됐으나 구체적인 사인은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울산에서도 지난달 29일 AZ 백신을 맞은 50대 의사가 이틀 만에 사망했다.
잇따른 사망 사례에 이달 중순부터 2차 접종을 앞둔 의료계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의료진은 직업 특성상 백신 접종을 거부하기 어렵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의사 사망 사례와 관련해 “조속히 명확한 사인이 규명되길 바란다”며 “국민에게 일상을 돌려드리기 위해 의료인의 건강과 안녕이 매우 중요하다. 부디 의료인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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