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중에서도 아름다운 바다는-
아직 지나가지 않은 바다.
아름다운 중에서도 아름다운 아이는-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아이.
아름다운 중에서도 아름다운 세월은-
아직 오지 않은 세월.
그대에게 내 말하고 싶은
아름다운 중에서도 아름다운 말은-
아직 입 밖에 내지 않은 말.
나즘 히크메트 시선집 '백석이 사랑한 시, 나즘 히크메트' 중
감옥에 갇힌 시인이 아내에게 쓴 사랑의 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아직 오지 않은 것이니 절망 속에서도 살아갈 이유가 있다는 말일까. 가장 아름다운 말을 전할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는 말일까. 노벨문학상을 받은 터키 소설가 오르한 파묵이 “20세기 터키 문학사에서 가장 반짝이는 이름”이라고 평가한 나즘 히크메트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