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움직이는 ‘처럼회’… 일각선 송영길 ‘민생개혁’과 혼선 우려

입력 2021-05-06 04:04

한동안 잠잠하던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검찰 개혁 강경파 의원들 모임인 ‘처럼회’가 활동을 재개한다. 처럼회가 민주당의 검찰 개혁 강경론을 주도했던 만큼 이들이 어떤 입장을 낼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송영길 당대표가 부동산 대책과 코로나19 백신 등 민생 개혁을 우선시한 상황에서 이들의 목소리가 자칫하면 당내 혼선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처럼회는 6일 모임을 통해 검찰개혁특위 재가동 및 검찰 개혁 과제 등에 대한 입장을 점검할 예정이다. 앞서 민주당 검찰개혁특위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으로 민심이 악화하자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내용으로 하는 검찰 개혁 논의를 중단한 바 있다.

처럼회는 우선 검찰개혁특위 재가동 등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처럼회 핵심인 김용민 의원은 검찰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한동훈 검사장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한 데 대해 5일 “유 이사장의 대선 출마가 언급되는 시점에서 기소가 이뤄진 건 검찰의 정치적인 의도가 의심된다. 하루빨리 검찰 개혁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당 지도부와는 온도차가 있다. 송 대표는 공수처의 성공적 안착 이후 중대범죄수사청 등 검찰 개혁 논의를 단계적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백혜련 최고위원도 “무엇보다도 민생 과제가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언급했다.

처럼회에서는 당 지도부가 민생 개혁을 우선시하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다만 민생 개혁과 검찰 개혁은 각각 투트랙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존재한다. 처럼회 소속 한 의원은 “지금 당장이 아니라 법으로 유예기간을 최대한 보장해주고, 우선 당이 검찰 개혁에 대한 입장정리를 끝내자는 것”이라며 “언제까지 검찰 개혁 리스크를 당이 안을 수는 없지 않냐”고 말했다.

처럼회가 ‘중단없는 검찰 개혁’을 주장할 경우 당내 검찰 개혁에 대한 입장정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개혁특위 내에 속한 TF도 다음 주부터 회의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은 “지금 검찰 개혁을 내세우는 것이 맞느냐”며 “당 지도부의 기조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