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제시·조직 다잡기·협치 발판… 첫 달부터 능숙했던 오세훈

입력 2021-05-06 04:05
김지훈 기자

오세훈(사진) 서울시장이 8일 취임 한달을 맞는다. 4·7 보궐선거 다음날 바로 출근해 업무를 시작한 오 시장은 ‘첫날부터 능숙하게’란 슬로건에 맞게 코로나19 대응, 부동산정책 등 주요 현안을 빠르게 섭렵하며 이슈별로 대안을 제시했다. 또 9개월간 시장 공석으로 느슨해진 조직을 빠르게 추스르고 서울시의회, 자치구와의 소통에도 적극 나서 협치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 시장은 임기 첫날 민생 현안인 코로나19 챙기기에 주력했다. 코로나19 대응을 총괄해온 박유미 시민건강국장 등과 첫 오찬을 함께 하며 코로나19 상황, 백신수급현황 등을 파악한 뒤 오후엔 서울 1호 예방접종센터를 방문했다.

그는 지난달 12일 첫 기자설명회를 열어 “새로운 시도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민생과 방역을 모두 지키는 상생방역으로 패러다임을 바꿔나가겠다”고 했다. 업종별·업태별 맞춤형 거리두기 매뉴얼 수립에 착수하고, 정부에 자가진단키트 도입 검토를 촉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와 청와대 오찬에서도 자가진단키트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 결과 정부의 자가검사키트 2종 승인과 서울시교육청의 일선 학교 시범 도입 결정을 이끌어냈다.

부동산정책으로는 재건축 활성화를 위한 안전진단 기준 완화와 시민들의 세부담 경감을 위한 공시가격 제도 개선을 국토교통부에 제안했다. 오 시장은 12일 주택건축본부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바로 자체 추진이 가능한 재건축 아파트단지들의 지구단위계획 결정 고시, 도시계획위원회에 계류된 정비계획 등을 정상적으로 마무리해 주택시장에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공급이 이뤄지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재건축 활성화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으로 주요 단지 아파트 값이 크게 오르자 여의도, 압구정, 목동 재건축 아파트 단지와 성수 전략정비구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이어 오 시장은 지난달 29일 브리핑을 통해 부동산 시장 안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또 예상을 깨고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보완, 발전시켜 완성하겠다고 발표해 주목받았다. 전임 박원순 전 시장의 정책이라 해도 필요하다면 계속 이어가는 합리적 결단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오 시장은 전임 시장의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대책을 발표해 피해자 상처를 보듬고 서울시가 책임있는 기관으로 거듭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재임기간 서울시장 공관을 운영하지 않고 자택에서 출퇴근하기로 해 예산을 절감했다.

그는 지난 4일 유치원 무상급식을 전면 추진하겠다고 밝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지난 2011년 초·중학교 무상급식에 반대했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서울시가 유치원 무상급식 제안에 이렇게 빠른 시일내에 화답할 줄 생각지 못했다”고 했다.

앞으로 남은 1년여 임기동안 오 시장이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재건축·재개발 정상화를 통한 주택공급 확대와 집값 안정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또 서울형 거리두기로 방역과 민생을 아우르기 위해서는 서울의 코로나19 확산세를 꺾어야 한다. 조직개편, 용적률 상향 및 층수제한 완화를 위한 조례 개정, 수도권 매립지 후보지 선정 협의, 지하철·버스 적자 해소도 필요하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