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강공원 대학생 사망 사건… 음모론·루머 난무하는 사회

입력 2021-05-06 03:03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 뒤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 사건이 전 국민적 관심사가 되면서 온갖 음모론과 추측성 루머들이 난무하고 있다. 고인의 죽음에 대한 의혹이 밝혀져야 하는 건 불문가지다. 하지만 신뢰도가 낮은 파편적인 의혹들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무차별적으로 확산되면서 엉뚱한 피해자가 발생하고 경찰 수사에도 혼선을 불러일으켜서야 되겠는가.

손씨와 마지막까지 있었던 친구 A씨 관련 음모론적 루머는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한때 ‘A씨 아버지가 대형 로펌 변호사다’ ‘전 서울 강남경찰서장이 A씨의 아버지다’ ‘A씨가 대형 병원 교수 아들이다’ 등 허위 사실이 ‘카더라’ 뉴스로 퍼지면서 권력을 이용해 사건 수사를 막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억측이 확산했다. 가짜 목격 증언이나 엉뚱한 정황이 사건과 관련돼 기정사실처럼 퍼지기도 했다. 이런 것들은 오히려 경찰 수사를 방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손씨가 재학했던 중앙대 의과대학 학생회는 지난 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글은 정민이 부모님과 의과대학 구성원 모두에게 큰 상처가 된다”며 “아직 수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제대로 된 사실관계 파악 없이 억측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손씨의 고별식과 발인식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렸다. 물론 실체적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그래야 고인은 물론 유가족의 한도 풀 수 있다. 내 가족의 일처럼 슬픔을 함께하는 다수 국민도 그러길 바라고 있다. “손씨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최근 올라온 청와대 국민청원에 이날까지 30만명 넘게 동참한 것은 이를 방증한다.

경찰 수사에 도움이 될 만한 근거 있는 목격담 등 필요한 제보는 언제든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더 이상 엉뚱한 음모론과 추측성 루머가 확산되진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