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형욱 “보유세 단계적 완화 검토…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대로”

입력 2021-05-05 04:02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최근 공시가격 급등 논란과 관련해 “공시가격 현실화는 계획대로 추진하되, 주택 보유 부담은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김포에서 부천까지만 연결, ‘김부선’이라는 반발을 들어온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 추진 계획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보겠다”며 수정 여지를 뒀다.

노 후보자는 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투기와 무관한 1가구 1주택 실거주자나 고령자 등에 대해 공시가격 급등에 따른 세 부담 완화를 검토해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순 의원 질의에 “안타깝게도 지난해 주택가격이 많이 상승해 공시가격 자체도 높이 나왔지만, 공시가격이 시가를 제대로 반영 못 하고 지역 간 편차도 큰 등의 문제가 제기된 만큼 통계를 현실에 맞춰가는 것은 필요하다”고 답했다. 노 후보자는 그러나 “(공시가격 상승으로) 국민 부담이 일시에 급격히 증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통계는 통계대로 합리화하고 세제를 포함한 국민 부담은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충분히 고려, 재산세 관련 내용과 함께 관계부처와 합리적 방안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노 후보자는 여당 의원들이 제기한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노 후보자는 “등록임대사업자의 세제 혜택 부여는 조세회피 매물이 잠기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비판이 있지만, 세입자 주거권 보장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한쪽으로만 볼 수 없는 복합적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연기된 수도권 신규 택지 발표와 관련해서는 “급하게 가다 부실하게 되는 것보다 늦더라도 투기가 우려되는 부분을 정리하고 발표하는 게 낫다. 2~3개월 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노 후보자는 청년 주거난 문제 해결을 우선 추진하기 위해 주택 시장 가격 안정을 유도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다만 ‘집값을 취임 이전 수준으로 돌려놓겠다고 한 문재인 대통령 발언이 남은 임기 동안 실현 가능하냐’는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 질의에 “(문 대통령) 취임 전은 (현재와) 굉장히 격차가 클 텐데, 1년 사이에 (되돌릴 수 있다고) 말하기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쏟아진 부동산 대책에 대한 문제의식도 내비쳤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우리 정부 들어 25~26번 대책을 내놓았다고 하는데, 이렇게 대책을 내놓은 것 자체가 비정상이죠”라고 묻자 노 후보자는 “네, 횟수가 너무 많은 것 같다”고 답했다. 과거 김현미 전 장관이나 정부 관계자들이 “실제 대책이라 할 만한 건 대여섯 번 수준”이라고 발뺌했던 것과 차이가 있다.

최근 ‘김부선’ 논란으로 지역 주민들의 격한 반발을 초래한 GTX-D 노선과 관련해서는 “김포 등 해당 지역 주민들의 불만을 많이 듣고 있다. 수도권 서북부 지역 교통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보고 합리적 방법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노 후보자는 상습 정체를 겪는 경부고속도로의 서울 구간에 대해서도 “입체적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지하화 추진 구상을 밝혔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관련해서도 “국회에서 결정한 (가덕도 특별법) 입법 취지에 따라 성실히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