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백신을 맞으면 코로나19 종식이 올까. 최근 이스라엘, 영국, 미국 등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들은 일상으로의 복귀를 서두르고 있지만 일각에선 언제든지 재유행이 발생할 수 있다며 집단면역 달성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가 재유행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국민일보가 4일 세계보건기구(WHO) 역학보고서와 바이러스 정보 공유 사이트 GISAID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WHO는 전 세계 공중보건을 위협할 가능성이 높은 변이 바이러스 10종을 ‘관심 변이(VOI)’ 또는 ‘우려 변이(VOC)’로 구분해 관찰 중이다. 전염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의 변이가 발견되면 VOI 단계로 분류되고, 치명률과 전염성이 심각해지거나 치료법, 백신에 대한 저항력이 높아져 초기 조사가 진행되면 VOC로 전환된다.
WHO가 VOC로 분류한 변이 바이러스는 영국발(B.1.1.7), 남아공발(B.1.351), 브라질발(P.1) 등 3개종이다. VIC에는 영국과 나이지리아에서 처음 검출된 B.1525, 미국에서 발견된 B.1427과 B.1429, 브라질에서 처음 확인된 P.2, 일본과 필리핀에서 검출된 P.3, 미국에서 검출된 S477N 등이 속한다.
분석 결과 실제로 VOC에 해당되는 변이 바이러스의 파급력은 상당했다. 가장 널리 퍼진 영국형은 지난해 9월 처음 보고된 이후 약 7개월 만에 세계 128개국으로 퍼졌다. 영국 공중보건국은 지배적인 바이러스가 된 영국형의 전염성이 30~50% 더 높다는 연구 결과를 냈으며, 전문가들은 그 수치를 최대 75%까지로도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발생한 남아공형 변이는 8개월 만에 70개국으로 전파됐다. 영국형과 마찬가지로 전염성이 50%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형 변이의 경우 지난해 12월 보고된 후 4개월 만에 45개국으로 번질 정도로 빠른 전파력을 보였다.
VOC에 해당하진 않지만 현재 가장 높은 파급력을 보이는 변이 바이러스는 인도형이다. 3월 24일 처음 보고된 이 변이 바이러스는 발견된 지 약 한 달 만에 벌써 17개국으로 퍼졌다.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분석한 결과 우선 가장 흔한 변종인 영국형의 경우 기존 백신들의 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약 75%, 노바백스 백신이 86% 효능을 보였으며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도 높은 효과를 보였다. 브라질형에 대해선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남아공형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효능은 차이가 났다. 화이자 백신의 효능은 무려 3분의 2가 감소했다. 노바백스 백신 효과는 약 55%, 얀센 백신은 약 57%였다. 모더나 백신 역시 중화 항체를 형성하는 효과가 줄어들었다. 무엇보다 국내에 도입해 접종을 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과는 약 10%로 밝혀져 남아공형에는 무용지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변이 바이러스 팬데믹이 현실화되면서 전문가들은 변이 바이러스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WHO의 마리아 반 케르코브 코로나19 기술책임자는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많은 바이러스 변이가 감지되고 있다”며 “우리는 이 모든 것을 적절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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