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후보자들은 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며 사과하기에 바빴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자질과 도덕성이 부족한 인사들을 왜 매번 거르지 못하고 장관 후보로 내놓는 것인지 청와대에 묻고 싶다. 검증을 제대로 못한 것부터가 심각한 잘못이고, 누가 봐도 부적격한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하는 건 국민을 모독하는 처사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와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장관직에의 적격성 이전에 공직자로서의 자질이 한참 부족해 보인다. 스스로 물러나거나 청와대가 지명을 철회하기 바란다.
임 후보자는 일일이 따지기가 힘들 정도로 의혹이 많다. 그 중에서 대학교수 시절 국가지원금이 투입된 해외 출장에 수차례 가족을 동반한 것이 가장 심각하다. 남편과 동행했을 때는 호텔비를 반반(연구비와 자비)씩 냈지만, 자녀와 같이 갔을 땐 그러지 않았다고 한다. 이를 두고 야당에선 “세금으로 무상 숙박한 것”이라고 했다. 가족의 체류 비용을 자비로 충당했는지를 따지기에 앞서 공적인 출장에 가족을 데려간 것 자체가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 행위다. 당연히 이런 사람이 정부 부처를 이끌어선 안 된다. 임 후보자를 방어한다고 나선 여당 의원의 발언도 부적절했다. 윤영찬 의원은 “학계에서 콘퍼런스 갈 때 가족을 동반하는 관행이 어느 정도냐”고 묻고 임 후보자가 “상당히 많은 부분 그렇게 하고 있다”고 답하자 “국내에선 그런 문화를 백안시하는 경향이 있어서 문화적 차이라고 볼 수 있겠다”고 말했다. 학계의 관행일 뿐이고, 외국과의 문화적 차이 때문에 발생한 별것 아닌 일이라는 얘기다. 잘못된 옹호다.
박준영 후보자는 부인의 도자기 밀수 의혹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박 후보자가 주영 한국대사관 근무를 마치고 귀국할 때 부인이 다량의 도자기와 장식품을 관세를 내지 않고 들여왔고, 국내에서 불법 판매까지 했다. 도자기 관련 질의에 박 후보자는 부인이 국내 판매 목적으로 산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답했지만 쉽게 수긍이 되지 않는다.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은 박 후보자 부인이 반입한 물품 사진을 들어 보이며 “얼핏 봐도 수천점이다. 난파선에서 보물 건져 올린 사진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특별공급 받은 세종시 아파트로 재테크를 했던 것에 대해,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증여세 탈루 의혹에 대해 사과했다. 떳떳하게 살아온 장관 후보자를 찾기 힘든 현실이 씁쓸하기만 하다.
[사설] 임혜숙·박준영 후보자는 자진 사퇴하라
입력 2021-05-05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