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이 미래 먹거리인 수소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탈원전·탈석탄 정책 등으로 어려움에 빠졌던 두산중공업이 혹독한 구조조정과 체질개선을 거쳐 올해 1분기 적자에서 벗어난 가운데 친환경에너지 사업에 박차를 가하며 부활을 꾀하는 모양새다.
두산중공업은 블루수소, 그린수소 등 ‘청정수소’ 생산과 수소가스터빈 개발 및 수소 기자재 사업 확대 등을 통해 수소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고 4일 밝혔다. 두산중공업은 기존 주력 사업 모델이었던 화력, 원자력 발전 의존도를 낮추고 해상풍력, 수소, 가스터빈, 차세대 원전 등 4대 성장사업 중심으로 사업구조 전환을 진행 중이다.
특히 수소 수요 확대에 발맞춰 기존 사업 역량과 접목되는 다양한 방식의 수소 생산, 기자재 제작·공급을 통해 국내 수소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밝힌 수소경제로드맵을 보면 수소 수요는 2030년 약 194만t, 2040년 약 526만t으로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 중에서도 청정수소 수요는 2030년 약 90만t, 2040년 약 360만t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발맞춰 두산중공업은 청정수소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창원 공장에 건설 중인 수소액화플랜트에서는 블루수소를 생산해 활용할 예정이다. 블루수소는 수소를 추출할 때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저장(CCS)하거나 포집·활용·저장(CCUS)하는 기술을 적용해 탄소배출을 줄인 공정을 통해 생산된 수소를 말한다.
이밖에도 제주도에서는 풍력 발전을 이용한 그린수소 생산을 진행하고 있고, 차세대 원전인 SMR(소형모듈원자로)을 활용한 청정수소 생산도 검토 중이다. 두산중공업은 세계 5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5월부터 독자기술로 5㎿급 수소가스터빈용 수소 전소 연소기 개발을 진행 중이며, 한국기계연구원과는 300㎿급 수소가스터빈용 수소 혼소 연소기를 개발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발표한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을 통해 친환경에너지 사업 중심으로의 체질 개선 효과를 일부 입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했을 뿐 아니라 김포열병합발전소, 폴란드 폐자원에너지화 플랜트, 네팔 수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잇달아 수주하며 수주 잔고를 늘렸다.
이를 통해 1분기(연결 기준)에 당기순이익 2481억원을 기록, 2019년 2분기 이후 7분기 만에 흑자전환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