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하나님이 원하는 선교는 무엇일까. 비단 선교사들만의 고민은 아니다. 선교사들을 후원하는 교회 역시 답을 찾아 나섰다.
고신총회세계선교회 후원교회협의회(선후협)는 3일부터 1박2일 간 경북 경주 켄싱턴리조트에서 ‘코로나19 시대 하나님이 원하는 선교’라는 주제로 제11회 선교포럼을 개최했다. 코로나19 여파로 2년 만에 열린 이번 포럼에는 방역 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100여개 교회 200여명의 목회자들이 참석해 선교에 대한 생각을 나눴다.
선후협 대표회장 곽창대(대전한밭교회) 목사는 “애초 이주민 선교를 포럼 주제로 선정했으나 코로나19 비상 상황 가운데 어떻게 하면 선교를 더욱 충실하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주제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 발제자로 참석한 인터서브 대표 조샘 선교사는 코로나19 시대 한국교회가 기존에 갖고 있던 선교의 틀이 어디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지 점검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존 타문화 선교의 근거가 되는 마태복음 24장14절 말씀에 대한 해석을 돌아봤다.
조 선교사는 “많은 교회들이 ‘이 천국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증거 되기 위하여 온 세상에 전파되리니 그제야 끝이 오리라’는 말씀을 임박한 종말론적 해석과 함께 해외 선교 동원의 중요한 근거로 사용했다”며 “많은 교회와 선교단체들이 이 말씀을 세대주의적 종말론에 입각해 해석하고 있는데 이는 코로나19 시대 드러난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에 적절한 답을 줄 수 없고 오히려 회피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조 선교사는 “예수님은 마태복음 24장에서 25장으로 이어지는 말씀을 통해 제자들의 종말 의식을 일깨우면서 동시에 일상에서 만나는 지극히 작은 자들을 돌보며 먹이고 그들과 친구가 되라고 한다”며 “여기에 진정한 관계의 복음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민족에게 증거 된다’는 말씀은 당시 유대민족주의 틀에서 복음을 이해했던 초대교회 기독교인들에게 더 큰 하나님의 선교를 바라보도록 이끌었다”며 “그렇기에 이 말씀은 지금 이 시대에도 우리로 하여금 자기중심주의와 작은 신앙의 틀을 깨고 열방에게 나아가게 하며 동시에 이 땅의 생태와 문화를 돌보는 청지기적 사명을 깨운다”고 덧붙였다.
조 선교사와 함께 발제자로 참석한 선후협 정책기획전문위원 손승호 선교사는 한국교회가 선교적 교회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선교적 교회는 세상으로 보내심을 받은 교회, 자신만을 위한 공동체가 아니라 세상을 향한 이타적인 공동체였다.
손 선교사는 “선교적 교회 운동은 해외 선교나 국내 선교를 더 많이 하자는 운동이 아니다”며 “교회가 자기중심적 패러다임을 바꿔 세상을 섬기자고 절실히 호소하는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지향하는 교회는 온 성도가 세상으로 보내심을 받았다는 확신 아래 세상 속으로 들어가 하나님의 통치를 삶으로 보여주는 교회”라며 “교회가 없어졌을 때 교인들이 슬퍼하는 교회보다 지역 사람들이 아쉬워하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주=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