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가 약 14개월 만에 재개된 3일 국내 증시는 약세로 마감했다. 공매도 재개에 따른 충격은 업종별 차별화를 보이면서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크게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0.66포인트(0.66%) 하락한 3127.20에 마감했다. 장 초반 하락했다가 빠르게 반등하며 3170을 넘겼던 코스피는 기관 순매도 전환, 외국인 매도세 강화에 힘없이 흘러내렸다.
코스닥은 21.64포인트(2.20%) 내린 961.81로 장을 마쳤다. 하락률 기준으로 코스피 대비 2배가 넘는 낙폭이다.
앞서 전문가들은 공매도 대상 중 실적 대비 주가 고평가 논란이 있는 제약·바이오업종과 중소형주가 주를 이루는 코스닥150 종목이 대형주 위주인 코스피200 종목보다 공매도 재개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해왔다.
코스피200은 이날 코스피 전체보다 얕은 0.47% 하락했지만 코스닥150은 3.12% 급락해 코스닥 전체보다 더 빠졌다.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중 상승 종목은 코스피가 11개인 데 비해 코스닥은 절반도 안 되는 4개에 그쳤다.
코스피의 경우 시총 1위 삼성전자가 소폭(0.25%) 상승했고 2위 SK하이닉스(2.73%)와 현대차(2.83%) 기아(4.03%) 등이 강한 반등세를 보였다. 반면 코스닥은 시총 상위 5개 기업인 셀트리온헬스케어(-5.97%) 셀트리온제약(-5.04%) 카카오게임즈(-4.61%) 에코프로비엠(-3.98%) 펄어비스(-2.48%)가 모두 크게 하락했다.
코스피 업종별로는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운수장비(1.95%)와 보험(1.81%)의 상승이 두드러졌고 음식료(0.69%) 통신(0.55%) 의료정밀(0.31%) 전기전자(0.17%)가 선방했다.
가장 크게 하락한 업종은 의약품(-4.33%)이다. 시총 상위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각각 3.86%, 6.20% 하락한 영향이 크다. HMM(-5.74%) 등이 견인해온 운수창고(-3.02%)와 비금속광물(-2.91%) 증권(-2.66%) 등도 큰 폭의 조정을 보였다.
코스피 공매도 거래대금 상위 종목은 셀트리온(710억원) LG디스플레이(491억원) 신풍제약(291억원) LG화학(278억원) HMM(232억원) 순이다. 코스닥은 씨젠(289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135억원) 케이엠더블유(134억원) 현대바이오(93억원) 카카오게임즈(85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고밸류(고평가) 및 최근 상승세가 강했던 업종의 낙폭이 크게 나타나며 업종별 온도차가 심화됐다”며 업종별 주가 차별화와 함께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달러 강세와 일부 긴축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공매도 재개가 변동성을 키웠다고 평가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시아 국가가 동반 약세고 미국 선물 시장도 힘이 빠졌다”며 “인도발 코로나 대유행, 그로 인한 신흥국 경기 회복세 지연 불안 우려가 다시금 부각되고 있는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