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바이든, 크리스토퍼 안 스페인에 범죄인 송환 막아야”

입력 2021-05-04 04:06

2019년 2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진입 사건에 가담했다가 미국 사법 당국에 체포된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토퍼 안(사진)에 대한 범죄인 송환 조치를 막자는 주장이 미 유력지에서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인 맥스 부트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은 2일(현지시간) WP에 ‘전직 해병대원이 북한 외교관들의 망명을 도우려다 수십년의 징역형에 직면해 있다’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국민일보 4월 28일자 12면, 5월 1일자 5면 참조).

국민일보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진행한 크리스토퍼 안 단독 인터뷰와 WP에 따르면 그는 2019년 2월 북한 외교관의 망명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자유조선 회원들과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대사관에 진입했다. 이후 북한대사관에 진입했던 이들 중 유일하게 미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다. 그는 2019년 4월 미국에서 체포된 뒤 그해 7월 보석으로 풀려났고, 현재 스페인으로 범죄인 인도를 할지에 관한 재판을 미국에서 받고 있다. 스페인 법정에서 재판을 받을 경우 그는 최대 24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칼럼 필자들은 크리스토퍼 안이 스페인에 송환될 경우 북한 요원에 의한 암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우려했다. 스페인이 북한과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있고 북한 요원들이 스페인 지하세계에 연계돼 있어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들은 “크리스토퍼 안은 북한 주민들이 자유민으로 살 수 있도록 돕고 싶어서 대사관에 들어갔다고 말했다”면서 “그가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를 주려는 과정에서 자신의 자유를 희생했을 수 있다는 것은 씁쓸한 아이러니”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크리스토퍼 안이 북한 공작원의 암살 표적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은 무정하고 잘못된 범죄인 인도 조치에 제동을 걸 수 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크리스토퍼 안이 스페인으로 송환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