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식일정을 처음 시작한 3일 “여당이 정책의 중심이 되겠다”며 새로운 당청 관계를 예고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정청 화합을 강조하며 “호흡을 잘 맞춰 부동산과 백신 문제를 잘 해결해 달라”고 당부했다.
송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민주당정부, 문재인정부라고 말했지만 민주당정부에는 방점이 약했다”면서 “정책 주도권도 아무래도 당보다 청와대가 (쥔 경우가) 많았다고 보여진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래서 당이 정책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송 대표를 예방한 이철희 정무수석을 통해 “지금부터는 당이 주도하는 것이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이니 충분히 소통하고 협의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면서 “다만 당정 갈등이 있는 것처럼 (보이거나) 당정 간 불협화음이나 갈등이 외부로 표출되면 국민이 불안해하니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정무수석이 잘 소통하는 역할을 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앞서 송 대표와의 통화에서도 “윈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송 대표가 얘기한 대로 부동산과 백신 문제 해결이 최우선 과제이니 당청 간 호흡을 잘 맞춰 해결해 나가 달라”고 당부했다.
5·2 전당대회에서 강성 친문(친문재인) 의원이 대거 최고위원에 당선된 만큼 송 대표나 여당 새 지도부가 당분간 청와대와 긴장관계를 조성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민심은 정확히 전달하겠다는 것이 송 대표의 구상으로 해석된다.
송 대표와 가까운 한 여당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당이 바닥 민심을 정부나 청와대에 적극 전달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고, 그 결과로 드러난 것이 4·7 재보선 참패 아니겠느냐”며 “정부가 제대로 일하게 만들겠다는 것이 송 대표의 일관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송 대표의 당 주도 정책 추진방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한 재선 의원은 “송 대표는 자기 생각이 확고하고 조금 즉흥적인 측면이 있는 데다 이번에 선출된 최고위원이 대부분 강성 친문이라 민감한 현안과 관련해서는 지도부 내에 의견 충돌이 자주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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