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면역 회의론 vs 낙관론… 해외 전문가 사이서도 이견

입력 2021-05-04 04:06

코로나19 ‘집단면역’은 불가능한 목표일까. 해외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국제 과학학술지 네이처는 지난 3월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집단면역이 불가능한 5가지 이유를 내놓았다. 반면 집단면역이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네이처는 집단면역이 불가능한 첫 번째 이유로 코로나19 백신의 감염 차단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점을 꼽았다. 화이자, 모더나 등 백신이 코로나19 발병을 예방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타인에게 감염을 전파하는 것을 막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 백신의 면역 지속력 문제, 일정치 않은 지역별·연령별 백신 접종률과 백신 접종으로 방역수칙 준수에 소홀해지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가 매년 백신을 맞는 독감과 같은 풍토병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집단면역이 여전히 달성 가능한 범위에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데일 피셔 싱가포르 국립의대 교수는 지난달 CNBC에 “코로나19를 근절하려는 게 아니라 통제 불가능한 지역사회 전파를 막으려는 것”이라며 “(집단면역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피셔 교수는 집단면역을 흑백 상태로 봐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대부분이 집단면역이 있거나 없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하겠지만 그 사이에 분명 회색지대가 있다”며 “면역 인구 비율이 70%에 달하면 추가 감염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벤저민 코울링 홍콩보건대 교수도 “머지않아 세계 각 지역이 집단면역에 도달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집단면역이 영원하지 않을 수도 있고 상대적으로 단기간일 수도 있다”면서도 “면역력이 떨어진다면 부스터샷(백신 효과를 높이는 추가 접종)이 도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 연구진도 지난달 코로나19 집단면역을 완성할 수 있다는 취지의 기사를 게재했다. 연구진은 “백신 제조와 유통이 빠르게 이뤄져 조만간 집단면역이 가능할 것”이라며 “미국은 2021년 늦여름까지 전체 성인의 절반 이상이 예방접종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집단면역으로 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감염 예방을 위한 장기적인 노력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연구진은 “집단면역에 도달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실내모임을 피하고, 즉시 백신 접종을 하는 등 각자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