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국가 위기… 하나님이 허락한 생명 경솔히 여긴 탓

입력 2021-05-04 03:04
낙태반대전국연합 회원들이 2018년 6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낙태 합법화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낙태죄 유지를 촉구하고 있다.

2020년 연간 출생자 수는 27만5815명으로 합계출산율은 0.836을 기록했다. 혼인 건수는 23만9200건으로 전년보다 7.2% 감소했으며 계속 감소 추세이다. 혼인율과 출산율 모두 사상 최저다. 그리고 이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5년간 투입된 예산은 200조원이 넘는다. 올해는 지난해 저출산 예산인 40조원보다 6조원 늘어난 46조원이 편성됐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지속적으로 오르는 예산과는 대조적으로 출산율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인다.

그런데 한편에선 낙태는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권리라고 외치며 낙태죄를 전면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쪽에서는 출산율 하락으로 인한 국가 존립의 위기를 걱정하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원치 않는 태아를 지울 수 있게 해 달라고 하고 있다.

낙태 문제를 이해하려면 산아 제한 정책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한국은 1961년부터 국가 차원에서 인구 억제 정책을 시작했지만, 비공식적인 산아 제한 정책은 1950년대부터 시작됐다. 그런데 충격적인 사실은 초창기 산아 제한 정책이 미국 선교사에 의해 시작됐다는 점이다.

1954년 내한한 미국인 선교사 조지 워스(한국명 오천혜)는 대구에서 선교활동을 하면서 자비로 가족계획 홍보 책자와 자료를 제작해서 배포하며 산아제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당시 국민의 산아제한에 대한 거부감이 매우 컸기 때문에 워스 선교사는 ‘기독교와 인구문제’라는 소책자까지 출판해 산아제한이 결코 기독교의 교리에서 어긋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히려 하나님을 믿는 바른길이라고 주장하며 교인들을 설득하면서 산아 제한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

워스 선교사는 1961년 4월 공식 협회인 대한가족협회가 창립됐을 때 협회 창립 이사로 선임됐으며 이후 고문으로 추대돼 산아 제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지원했다.

1961년부터는 국가 차원에서 출산 억제 정책을 시행했다.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둘도 많다’라는 표어를 내걸고 전국 곳곳에 가족계획 센터를 운영하면서 낙태와 피임술을 20여년간 진행했다.

그 결과 한국은 어떤 상황에 놓였는가. 세계 최저의 출산율 국가로 전락하고 말았다. 경제 성장을 명목으로 국가 차원에서 낙태 및 피임 시술을 권장했다.

1990년대 들어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저 출산율 국가라는 오명을 얻게 됐다.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출산율은 몇 십 년 후에 경제 대국은커녕 국가 존망의 갈림길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해준다.

이제는 국가 차원에서 출산 장려 정책을 펼치며 막대한 예산을 퍼붓고 있다. 하지만 출산율은 올라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한 이면에는 이미 사회에 만연한 극단적인 페미니즘이 한몫하고 있다.

페미니스트들은 저출산과 고령화의 심각성을 외면한다. 저출산 해결책으로 출산율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여성의 몸을 출산 도구로 전락시키는 것’이라는 주장을 펼친다. 또한 성적 자기 결정권, 재생산권이라는 용어를 제시하며 낙태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권리인 것처럼 포장해 버린다.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죽이는 것은 권리가 아니라 살인 행위이며 죄다. 하나님께서는 아담과 하와를 창조하고 그들에게 “생육하고 번성하고 땅에 충만하라”는 첫 지상명령을 주셨다. 이 명령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세상은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역행하고 있다.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해 이 세상을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앞장서서 악한 영의 앞잡이가 돼 태아를 지우는 선택을 권리라고 하며 생명을 경시한다.

이러한 세태를 보면서 크리스천들은 침묵하고 있을 것인가. 침묵은 곧 동조이다. 우리가 침묵하게 되면 낙태죄는 전면 폐지될 것이고 이 세상은 생명경시 풍조가 더 만연해질 것이다.

현재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국가 위기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하신 생명을 경솔히 여긴 결과다. 우리는 세상을 향해 끝까지 생명의 소중함을 외치며 한 생명이라도 더 살리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것이 하나님의 자녀로서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도리다.

현숙경 교수(한국침례신학대 실용영어학과)

[낙태죄 개정이 국민의 명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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