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강경파 비판 송영길, 첫 86그룹 與 당대표에

입력 2021-05-03 04:03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로 선출된 '86그룹의 맏형' 송영길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송 대표는 "유능한 개혁, 언행일치의 민주당을 만들어 국민 마음을 얻겠다"고 말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2022년 대통령 선거를 진두지휘할 여당의 신임 당대표에 5선 송영길 의원이 당선됐다. 송 대표는 86그룹 맏형으로, 1980년대 학생 운동권 출신 가운데 처음으로 당대표에 선출됐다.

함께 치러진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김용민 강병원 백혜련 김영배 전혜숙 의원이 당원들의 선택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당원들은 당대표 선거에서는 ‘쇄신’을 강조한 송 의원에게,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문재인정부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한 ‘친문(친문재인) 지도부’ 구성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임시 전국대의원회의에서 송 신임 대표는 총득표율 35.60%로 홍영표 의원을 불과 0.59% 포인트 차로 누르고 당권을 손에 쥐었다. 2위 홍 의원은 권리당원 투표에서 송 의원을 앞섰지만, 반영률이 더 큰 대의원 투표에서 밀렸다.

송 대표는 전당대회 직후 수락연설에서 “유능한 개혁, 언행일치의 민주당을 만들어 국민의 삶을 지켜내고, 국민의 마음을 얻겠다”며 “자랑스러운 대선 주자들과 소통하면서 대선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민주당 초선모임 ‘처럼회’ 멤버로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등을 주장해 온 강성 친문 김용민 의원이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역시 친문 진영으로 분류되는 강병원(재선) 김영배(초선) 전혜숙(3선) 의원이 지도부에 입성했다. 비주류 진영은 ‘조국 사태’ 등에 대해 쓴소리를 했던 재선의 백혜련 의원이 유일하다.

송 대표가 ‘범친문’으로 분류되긴 하지만 이번 전대기간 당의 전면적인 쇄신을 요구해 왔고, 친문 강성 지지층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는 점에서 당내 긴장 상황이 조성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온다. 특히 친문 핵심인 윤호중 원내대표는 물론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친문 진영인 상황에서 이들과 얼마나 호흡을 맞출 수 있느냐도 정치권의 관심사다.

63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난 송 대표는 인천 계양을에서 16대, 17대, 18대, 20대, 21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2010년부터 4년간 인천시장을 역임했다.

최승욱 오주환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