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야 새 지도부 민생에 올인하고 협치 펼치길

입력 2021-05-03 04:01
더불어민주당이 2일 전당대회를 열어 당대표로 송영길 의원을 선출했다. 김용민 강병원 백혜련 김영배 전혜숙 의원은 최고위원으로 뽑혔다. 송 신임 대표는 친문재인계이자 운동권 86그룹 대표 주자다. 최고위원 가운데 김용민 강병원 김영배 의원은 강성 친문계로 분류된다. 특히 최다 득표로 최고위원에 당선된 김용민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옹호하고, 검찰개혁 속도전을 주도해온 인사다.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여당에서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이뤄지리라 기대했는데 또다시 친문계 위주의 지도부가 꾸려지면서 실망스러운 측면이 없지 않다. 특히 얼마 전 새로 선출된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롯해 지도부 내에서 강성 친문계의 목소리가 한층 커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송 대표가 친문 가운데 비교적 합리적이고 중도적인 목소리를 내온 인사라는 점이다. 그는 당선 뒤 “2030의 목소리를 듣겠다. 언행일치의 민주당을 만들겠다. 코로나로 고통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당 쇄신과 민생 행보에 바짝 나서겠다는 뜻이어서 일단 방향을 제대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 송 대표가 그런 초심을 살려 극성 지지층이 아닌 국민 전체를 보고 당을 쇄신해 나가길 바란다. 지금은 누가 뭐래도 코로나19로 피폐해진 민생을 보듬는 일이 급선무다. 민생을 등한시한 개혁 속도전은 ‘그들만의 개혁’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아울러 의회정치를 중시해온 송 의원이 대표가 됐으니 이제 여야 관계도 정상화됐으면 한다. 특히 여당은 수적 우위만 내세우지 말고 야당과 합의정신에 바탕한 협치를 펼쳐야 한다. 집권여당으로서 야당에 양보할 것은 과감히 양보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는 지난 30일 선출된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한테도 요구된다. 그가 당선 뒤 “목숨 걸고 싸울 건 싸우겠다. 강력한 야당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했는데, 강한 야당은 좋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만 일삼아선 안 될 것이다.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는 하더라도 민생 문제와 관련해선 사사건건 발목을 잡지 말고 통 크게 합의해줄 필요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도 가급적 이른 시일 내 회동하는 등 여야 간 ‘대화 정치’를 더 활성화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금같이 어려운 때 여야가 협치에 나서지 않는다면 국민들이 양쪽 모두에 등을 돌려 새로운 세력을 갈구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