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택배업체들이 최근 개인·기업 고객의 택배 가격을 줄줄이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택배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택배비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지만, 개인 고객의 택배비 인상 폭이 기업의 6배를 웃도는 곳도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한진택배는 지난달 19일부터 개인 고객 택배 가격을 소형(무게 5㎏ 이하, 가로·세로·높이 세 변의 합이 100㎝ 이하) 기준 6000원으로 책정했다.
기존보다 2000원 오른 가격이다. 초소형(3㎏·80㎝ 이하)은 4000원에서 5000원으로, 중형(15㎏·120㎝ 이하)은 5000원에서 6000원으로, 대형(20㎏·160㎝ 이하)은 6000원에서 7000원으로 1000원씩 인상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3월 15일부터 개인 고객 택배 가격을 소형(5㎏·110㎝ 이하), 중형(15kg·130㎝ 이하), 대형(25㎏·160㎝ 이하) 모두 1000원씩 올렸다. 인상된 개인 택배 가격은 소형 5000원, 중형 6000원, 대형 7000원이다. 지난 3월 중순부터 기업 고객의 택배 단가는 소형 기준으로 150원 인상했다.
개인 소형 택배 단가를 6000원으로 책정해오던 CJ대한통운은 당분간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기업 고객에 대해서는 소형 택배 가격을 250원 인상한 바 있다.
업계 측은 택배 분류 작업을 업체에서 직접 부담하기로 하는 등 택배 노동자의 근로 환경 개선과 고객 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해 택배 단가 현실화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가격을 인상한 업체의 경우 업계 평균으로 단가를 맞춘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개인 고객과 기업의 택배 가격 상승 폭이 달라 개인 고객에 환경 개선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업계 측은 “기업 택배는 대량으로 집하하는 반면 개인은 택배기사가 낱개로 취급하는 데다 운영 방식도 달라 단가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택배비 현실화를 위해 산업연구원에 의뢰한 연구 용역 결과에 따르면 상자당 200~300원의 택배비 인상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