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우리의 꿈

입력 2021-05-04 03:05

예수님을 만나고 믿음으로 구원받은 기쁨 가운데에서도 우리 마음속에 깊은 아픔이 있다면 그것은 스스로 변하지 않는다는 것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저 역시 예수 믿고 구원받고 한동안은 모든 것이 다 변한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새 제게 남아있는 쓴 뿌리, 즉 옛사람의 성품이 나타나는 것을 보면서 많이 울기도 했습니다. 정말로 제 모든 것이 다 변하고 새로운 사람으로서 날마다 살고 싶었지만, 현실은 제가 원하는 것과 너무 멀었습니다. 이 아픔을 가지고 기도하면서 하나님께서 온전한 그리스도인으로 살게 해 주시기를 붙잡고 씨름하며 살아왔습니다.

한번은 큰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 때 학교에서 색종이로 해바라기를 만들어 자기 사진을 붙이고 자신의 꿈을 적은 작품을 만들어 왔습니다. 거기엔 자신의 꿈을 목사님이라고 적었습니다. 그것을 보는 순간 제 가슴이 먹먹해 오면서 그래도 내가 잘못 살지는 않았나보다 하는 생각과 함께 하나님에 대한 감사와 기쁨이 흘러넘쳤습니다.

얼마 후 온 가족이 차를 타고 가는 길에 아들에게 왜 목사님이 되겠다고 생각했는지 내심 마음에 기대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아들은 “안전하잖아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제 기대는 산산이 부서져 버렸습니다. 전 황당한 마음으로 무엇이 안전한지 물었습니다.

아들은 “군인은 나라를 지키고, 경찰은 범인을 잡고, 소방관은 불을 끄기 위해 위험한 일을 하는데, 목사님은 위험한 일을 하지 않으니 죽을 일이 없잖아요”라고 대답하는 것입니다. 너무 기가 막혀서 목회하는 제 동생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그는 제 아들에게 이렇게 전해 달랍니다.

“목사는 속 터져 죽는다!”

목회자로서 내 뜻대로 안 되는 교인들 때문에 속 터져 죽는 일도 많겠지만, 제게는 작은 일입니다. 오히려 주님 뜻대로 안 되는 나 자신 때문에 괴롭고 마음이 아픕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늘로부터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는 음성을 들으셨습니다. 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나 나를 향한 하나님의 기쁨은 너무나 요원합니다.

오늘 본문에서 사도 바울은 고린도교회 성도들에게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가 된 것 같이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가 돼라”고 말합니다. 이 말 한마디를 위해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상상하기 힘듭니다. 바울 같은 은혜를 받았음에도 오늘날 교회 안에서 ‘나를 본받으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닮고 싶고 본받고 싶은 사람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이 땅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단 한 가지 꿈은 예수님을 닮는 것이 돼야 합니다. 저의 단 한 가지 소원이 있다면 아내에게, 자녀에게, 그리고 성도들에게 닮고 싶고 본받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그들의 자녀에게 “저도 부모님처럼 살고 싶어요”라는 말을 듣는다면 그것은 아마도 이 땅에서 누리는 최고의 축복일 것입니다. 우리 모두 그렇게 살다가 인생의 마지막 날을 맞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 땅을 떠나 나를 위해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기까지 사랑하신 주님의 얼굴을 뵐 때, 주께서 “잘했다 힘들었지 고생했다”는 말 한마디를 듣길 원합니다. 우리 주님으로부터 그 말을 들을 수 있다면 최고로 행복한 인생일 것입니다.

우리 인생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그 최고의 날은 우리 삶의 마지막 날이 되길 축원합니다.

이영한 선민감리교회 목사

◇선민감리교회는 충북 음성군에 있습니다. 담임 이영한 목사는 목원대에서 ‘존 웨슬리의 그리스도인의 완전 사상 연구’로 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복음이 있는 교회’를 표어로 삼고 지역 복음화를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