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예닮학교 중학교 2학년인 완이화(14)양은 최근 미술 시간에 엽서를 만들었다.
엽서엔 “쿠데타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남아있는 그들을 위로해 주세요. 안전하고 건강하게 해 주세요”라는 기도문을 적었다.
이화양은 미얀마 소수민족인 카친족이다. 2016년 태국에서 어머니, 남동생과 함께 한국에 들어와 난민신청을 했고 국내 장기체류가 가능한 F2 비자를 받았다.
최근 이화양은 학교에서 가슴 뜨거운 경험을 했다. 4월 한 달간 모든 수업 시간에 선생님들은 미얀마 역사와 쿠데타가 발생한 이유 등을 가르쳤다. 먼 나라 이야기로 여기던 친구들도 SNS 등을 통해 미얀마 상황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이화양은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미얀마보다 태국과 한국에서 산 시간이 많지만 나의 부모님도, 나도 미얀마의 피가 흐르고 있다”며 “최근 쿠데타 뉴스를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미얀마 상황을 알리는 수업을 해 주신 선생님들께 감사하고 미얀마를 위해 기도해 주는 친구들도 고맙다”고 전했다.
경기도 수원 수원중앙침례교회(고명진 목사)가 운영하는 기독교대안학교 중앙예닮학교의 학생자치회는 29일부터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위한 ‘미얀마를 위한 기도’ 연대 캠페인에 나섰다. 먼저 캠페인 주제에 맞는 배지 디자인을 공모했다. 다음달 12일까지 응모한 작품 중 선정된 디자인은 직접 제작해 판매한다. 판매 수익금은 미얀마 현지 선교사에게 기부할 예정이다. 가로, 세로 약 3m 크기로 출력한 미얀마 지도 안에 응원과 기도의 메시지를 적은 쪽지를 붙이는 캠페인도 진행할 계획이다.
학생들이 기도 캠페인에 나선 건 지난 12일부터 학교에서 미얀마 사람을 위해 진행한 프로그램 덕이 컸다. 사회교과 부장인 김정민 선생님은 학생들이 미얀마 역사를 이해하고 현재 쿠데타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있도록 학교에 프로젝트 수업을 제안했다. 학교도 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중학교는 전 교과과정에서 미얀마 관련 수업을 진행했다. 역사시간엔 미얀마 역사를 교육했다. 사회교과 수업에서는 현재 미얀마 상황을 보도한 영상을 보여주며 쿠데타의 원인과 피해 상황, 국제 사회의 반응을 이야기했다. 영어수업 땐 미얀마를 위한 기도문을 영어로 번역했고, 미술시간엔 미얀마를 위한 기도문을 넣어 엽서로 만들었다. 정보수업 땐 SNS에 미얀마 민주화를 희망하는 홍보글을 올리도록 했다. 고등학교는 2주간 사회와 역사시간에 미얀마 관련 수업을 가졌다.
김 선생님은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미얀마를 이해하고 지금 상황을 공감했으며 이는 행동으로 이어졌다”며 “학생들의 활동으로 많은 사람들이 미얀마를 위해 기도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