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열 집 중 세 집 ‘1인 가구’… 위급 대처·외로움에 고통

입력 2021-04-30 04:01

서울시 전체 가구의 3분의 1은 혼자 사는 1인 가구로 나타났다. 1인 가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청년들은 절반 가량이 월세로 살고 있으며,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중·장년의 3분의 1은 노후 준비가 돼 있지 않고, 노인가구 빈곤율은 15.2%에 달했다.

서울시는 29일 이같은 내용의 ‘2020년 서울시 복지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서울시내 4000여 가구(9472명)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서울시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3.3%로 가장 많았다. 2인 가구가 25.8%, 3인 가구는 20.6%, 4인 가구 19.2%였다. 전체 1인 가구 중 청년가구가 41.2%로 가장 비율이 높았고 중·장년 가구(16.2%), 노인가구(22.6%) 순이었다.

혼자 생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직장·학교와의 거리(48.6%), 배우자와의 이혼·별거·사별(31.3%), 개인적 편의와 자유를 위해(10.2%) 순이었다. 청년가구는 직장 학교와의 거리때문이라는 답변이, 중·장년 노인가구는 배우자와의 이혼·별거·사별 때문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혼자 살면서 가장 곤란한 점은 위급할 때 대처 어려움(32.5%), 외로움(23.3%), 경제적 불안감(20.3%) 순으로 파악됐다.

서울 시민의 18.7%는 우울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4.7%는 고위험군으로 파악됐다. 연평균 가구 총소득은 5082만원으로 2018년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서울에서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월평균 소득은 296만원(연 3552만원), 적정소득은 366만원으로 평가됐다. 또 최소한의 생활비는 245만원, 적정생활비는 309만원으로 추산됐다.

서울 가구 중 44.2%가 부채를 갖고 있으며 평균액은 9978만원으로 조사됐다. 연소득보다 많은 부채를 안고 있는 셈이다. 부채는 전·월세 보증금(43.2%), 거주용 주택구입(38.7%)로 대부분의 부채가 주거비 마련에 쓰인 것으로 분석된다.

주택소유자의 평균 주거비용은 7억5857만원, 전세는 평균 3억1929만원이다. 자가 소유가 42.4%, 전세 37.0%, 월세19.7%였다. 2018년에 비해 자가 소유와 월세는 증가한 반면 전세 비중은 줄었다.

청년(19~34세) 가구 비율은 19.0%였고, 월 평균 소득은 271만원이었다. 청년 가구 주거 점유형태는 보증금 있는 월세가 51.8%로 가장 높았다. 20대는 보증금 있는 월세 거주 비율이 60.8%, 30대는 전세가 54.9%였다.


중·장년 세대(50~64세)의 32.8%는 노후 준비가 되지 않고 있으며 90.3%는 퇴직 후 근로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퇴직 후 계속 일을 하고자 하는 이유론 생계비(66.3%), 부모부양 또는 자녀지원(13.9%), 경력을 활용한 사회기여(13.2%) 순이었다. 노후 미준비 가구의 향후 생활비 마련계획은 소득활동(29.8%)이 가장 높았고 부동산 매각(23.4%), 저축예금(19.1%), 전월세 비용줄임(13.8%)이 뒤를 이었다.

노인 가구주 가구의 비율은 18.0%이고 빈곤율은 15.2%였다. 노인 빈곤율은 전체 가구 빈곤율(4.2%)의 3.6배에 달한다. 노인 가구주 가구 월평균 소득액은 286만원이고 월소득 구성은 근로소득 37.5%, 공적이전소득 21.4%, 사업소득 20.2% 등으로 나타나 다른 세대에 비해 공적이전소득 비율이 높은 편이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