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마곡으로 내년에 이전하는 LG아트센터가 이달부터 마지막 라이브 무대로 기획공연(ComPAS)을 선보인다. 오는 7~8일 안무가 김재덕의 ‘시나위 & 다크니스 품바’를 시작으로 7월 3~15일 연출가 양정웅의 ‘코리올라누스’까지 6개 공연이다.
2000년 3월 개관한 LG아트센터는 동시대성을 보여주는 해외 화제작을 국내에 소개하는 공연장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지난해 20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라인업을 준비했지만 코로나19로 기획공연 11편을 모두 취소했다. 대신 온라인으로 눈을 돌려 협력관계인 해외 예술가들의 작품을 상·하반기에 각각 9편과 7편 스트리밍했다. 우수 공연 초청 형태로 국내 예술가들의 오프라인 무대도 준비했지만 6월 ‘러시 아워 콘서트- 이날치 ‘수궁가’ with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만 관객과 만나고 나머지는 취소됐다.
코로나19 장기화 속에 LG아트센터는 올해 온·오프라인을 병행한 기획공연을 준비했다. 온라인에선 지난 3월 5~27일 안무가 매튜 본의 국내 미공개 작품 네 편을 묶어 ‘매튜 본 컬렉션’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했다. ‘레드 슈즈’를 비롯해 ‘카 맨’ ‘로미오와 줄리엣’ ‘신데렐라’가 네이버TV LG아트센터 채널에 상영돼 인기를 끌었다. 지난달 28일부터 2일까지는 ‘아비뇽 페스티벌 시네마’라는 타이틀 아래 토마스 오스터마이어 연출 ‘햄릿’, 로사스 무용단의 ‘체세나’, 조엘 폼므라 연출 ‘콜드 룸’, 올리비에 피 연출 ‘리어왕’, 토마스 졸리 연출 ‘티에스테스’ 등 5편이 LG아트센터에서 상영됐다.
오프라인에선 국내 예술가들의 무대가 준비됐다. 선두주자인 김재덕은 세계 22개국 38개 도시를 투어한 대표작 ‘다크니스 품바’와 솔로 공연 ‘시나위’를 보여준다. 오는 25~30일 바통을 이어받는 신유청의 ‘그을린 사랑’은 지난해 부활한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다음 달 4~5일엔 안무가 정영두의 ‘제7의 인간’이 2010년 초연 이후 11년 만에 찾아온다. 1970년대 유럽 이주 노동자의 삶을 다룬 존 버거의 동명 책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11~12일에는 이날치와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수궁가’가 지난해에 이어 다시 LG아트센터를 찾는다. 이들은 지난해 한국관광공사 해외 홍보영상으로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었다. 23일 기타리스트 박규희와 박주원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협업 무대도 주목된다. 두 사람은 각각 클래식 기타와 집시 기타 분야에서 손꼽히는 뮤지션이다.
대미를 장식하는 ‘코리올라누스’는 연출가 양정웅이 5년 만에 연극에 복귀해 내놓는 작품이다. 2018년 평창올림픽 개막식 총연출을 맡았고 ‘한여름 밤의 꿈’으로 국내 최초로 영국 바비칸 센터와 셰익스피어 글로브 극장의 초청을 받아 공연했던 양정웅이 새롭게 선보이는 셰익스피어 작품이다.
LG아트센터는 기획공연 이후 8월부터 내년 2월까지 뮤지컬 ‘하데스 타운’ 장기대관을 끝내고 마곡으로 옮겨가 내년 말 개관을 준비한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