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 유물이 된 공중전화박스가 ‘전기이륜차 공유배터리 스테이션’으로 재탄생하며 기후위기 시대의 새로운 대안이 될 전망이다.
양승조 충남도지사와 이현석 KT 충남·충북광역본부장, 김동식 KT링커스 대표이사는 29일 충남도청 상황실에서 전기이륜차 보급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도는 이번 협약에 따라 실외 공중전화박스 900곳 중 시·군별로 1곳 이상씩 총 20곳을 선발, 올해 안으로 공유배터리 스테이션으로 바꿀 계획이다. 또 내년에 추진되는 2단계 사업을 통해 80기를 추가로 설치한다. 설치된 스테이션 100기 중 50기에는 ‘미세먼지 신호등’도 설치할 예정이다.
공유배터리 스테이션은 방전된 배터리를 완충 배터리와 교환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배터리 탈·부착이 가능한 전기이륜차에 공유경제를 결합한 새로운 충전 방식이다. 운전자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전기이륜차를 등록하고 배터리 교체 시 휴대전화만 인식하면 된다.
지난해 말까지 충남에 신고된 내연기관 이륜차의 수는 13만6965대다. 배달 등에 주로 사용하는 내연기관 이륜차는 대기오염물질 배출 비중이 높고 소음 공해를 유발한다. 휘발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배기량 50㏄ 이상의 내연기관 이륜차 1대가 1년 동안 내뿜는 대기오염물질은 일산화탄소(CO) 79.19㎏, 질소산화물(NOx) 1.08㎏,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11.88㎏ 등이다. 1600㏄ 미만의 소형 승용차와 비교해보면 일산화탄소는 22.2배, 질소산화물 4.2배, 휘발성유기화합물은 무려 91.4배 많다. 발생하는 소음은 지하철(80데시벨)이나 열차(100데시벨)보다 높고, 전투기(120데시벨)보다는 작은 105데시벨이다.
이에 비해 전기이륜차는 대기오염물질 배출량과 소음이 ‘0’일 뿐 아니라 유지비도 적게 든다. 도내 내연기관 이륜차를 모두 전기이륜차로 전환하면 연 평균 일산화탄소 1만417t, 질소산화물 142t, 휘발성유기화합물 1562t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배터리 완충에 4~5시간이 걸리고 주행거리는 40~50㎞에 불과해 라이더들로부터 외면받는 실정이다. 도와 각 기관은 충남 생활공간 곳곳에 충전 인프라를 구축해 전기이륜차의 보급·이용을 활성화한다는 복안이다.
양승조 지사는 “긴 완충시간과 짧은 주행거리라는 단점이 보완되면 전기이륜차 보급과 이용을 활성화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기오염물질 배출량과 소음이 대폭 줄어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홍성=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