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성령은사 받고 기적·치유만 찾다 이제 세계 복음화 꿈꾸는 삶으로

입력 2021-05-03 03:09

어려서 나는 엄마의 기대에 늘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선생님들과 엄마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사람은 능력이 있어야 인정과 사랑을 받는다’는 것을 몸소 깨달았다. 대학생 때 선교단체에서 미국 대학생의 ‘life testimony’(간증)를 통역하는 분이 너무 멋있어서 선교사의 꿈을 품고 믿음의 가정을 이뤘다. 그런데 출근하던 남편이 쓰러져 기억상실이 되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 일어났다. 가족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드라마 같은 충격 앞에서 내 믿음은 완전히 흔들렸다. 시간이 흐르며 남편은 조금씩 기억을 회복해 갔지만 내 믿음에 대한 의문과 회의감이 들어 어느 성령치유집회에 참가했다. 집회 중 갑자기 쓰러졌는데 ‘내가 널 위해 십자가에서 온몸을 찢고 피 흘렸는데 너는 왜 나를 믿지 못하느냐’는 음성을 들었다. 곧바로 회개하며 주님 사랑의 통로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 후 어느 암환자를 위해 기도하자 암 수치가 떨어졌다고 했고, 둘째 아들의 인대가 끊어져 걸을 수 없었을 때 손을 얹고 기도하니 그 자리에서 일어나 걸었다. 그때부터 성령은사 사역에 눈을 돌려 본격적으로 치유, 예언훈련을 받았다. 그러다 부활절 밤 기도하는데 머리가 크고 가슴이 얼음처럼 찬 마귀 같은 사람이 보였다. 순간 그것이 바로 내 모습이라는 걸 알았고 깊은 절망에 빠졌다.

그러다 어느 자매의 간증을 계기로 한마음교회에 나가게 됐다. 일꾼의 ‘우리가 주인 된 죄 때문에 예수님이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해 우리의 주인이 되셨다’는 말씀이 마음에 강하게 울렸다. 그러나 그때뿐이었다. 내가 부활을 알고 있었지, 믿지 않았다는 충격을 받고 다시 성경을 잡았다.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도 ‘영인가, 귀신인가’ 하며 의심하자 예수님은 ‘나의 손과 발을 만져보라’고 하시며 물고기까지 드셨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예수님 부활은 영의 부활이 아니라 몸의 부활이라는 것을 알게 되며 마음에 큰 기쁨이 임했다.

어느 날 남편과 택시를 탔는데 목탁소리가 들렸다. 남편이 ‘믿음이 좋으신가 보네요’ 하니 기사는 108배를 한 후 병이 나은 자신의 체험을 신나게 간증했다. 얘기를 듣는데 예수님에 대해 아무 것도 전하지 못하는 내 신앙의 현주소가 정확히 보였다. 그러다 ‘예수님은 누구신가’라는 책자에서 그 답을 찾았다. 디모데전서 2장에서 예수님이 돌아가실 때 자신의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는 모습에서 나와 똑같은 사람이었다는 것과 예수님을 하나님으로 믿을 수 있는 증거는 부활밖에 없음을 정확히 알게 됐다. 독생자를 십자가에 내어주신 하나님의 사랑 앞에 무릎을 꿇었다. ‘하나님 아버지, 하나님을 마음에 두기 싫어 제가 주인 되어 살아 온 죄를 회개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나의 주, 나의 하나님으로 모십니다.’

살아계신 예수님과의 관계가 명확해지며 진정한 동행의 삶이 시작됐다. 시댁 가족들과 다시 소통하며 뇌종양 수술로 8개월 간 깨어나지 못한 시어머니를 정성으로 섬겼다. 임종할 때는 내가 전하는 복음을 들으며 편안히 소천하셨다. 시아버지와 오랫동안 막혔던 담도 허물어졌고, 장례식 때 만난 친척들에게도 복음을 전하며 가족들과 한마음이 됐다.

십자가를 볼 때마다 내 죄가 보여 눌리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십자가를 볼 때 내 죄의 무게가 아닌 나와 함께하고 싶으신 예수님의 마음의 크기로 볼 수 있게 됐다. 오직 복음으로 하나 된 공동체와 함께 세계복음화의 꿈을 꾸며 살아갈 것이다.

김정현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