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 공시지가에 ‘역대급’ 반발… “낮춰달라” 4만9601건

입력 2021-04-29 00:03

아파트 공시가격이 올해 급등하면서 아파트 소유주들이 공시가격을 낮춰 달라고 의견을 제출한 건수가 1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공시가격이 조정된 비율도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아파트 공시가격 초안에 대한 의견 수렴 등을 거쳐 29일자로 공시가격을 결정·공시한다고 28일 밝혔다. 국토부가 지난달 16일 올해 공시가격 초안을 공개한 뒤 이달 5일까지 접수된 의견은 총 4만9601건으로 지난해 3만7410건보다 32.6%나 증가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7년(5만6355건) 이후 14년 만에 최대 규모다. 제출 의견 98%는 공시가격을 낮춰 달라는 요구였다.

공시가격 구간별로는 고가 아파트 소유주 반발이 거셌다. 공시가격 6억원 이하의 경우 의견 제출 비율이 0.15% 수준에 그쳤지만, 고가주택 기준인 9억원 초과 아파트의 경우 전체 소유주의 3.3%가 공시가격 재검토를 요청했다. 특히 30억원 초과 초고가 아파트 소유주의 경우 의견 제출 비율이 9.94%에 이르러 10명 중 1명꼴로 공시가격 하향 요청을 넣었다.

지역별로는 올해 공시가격 상승률이 평균 70.25%에 달한 세종시에서 의견 제출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세종시의 공시가격 의견 제출 건수는 지난해 275건에서 올해 4095건으로 1년 새 무려 15배나 뛰었다.

정부는 공시가격 조정 요청에 대해 한국부동산원과 외부 감정평가사 등의 검토를 거쳐 조정하기도 하는데, 이에 따른 조정 건수는 올해 총 2485건으로 전체 의견 제출 건수 대비 5.0%로 지난해 2.4%보다 2배 이상 늘었다. 29일부터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 사이트에서 아파트 공시가격을 확인할 수 있다. 이의가 있으면 다음 달 28일까지 온라인이나 국토부·부동산원에 우편·팩스 등으로 이의신청서를 낼 수 있다.

이 이의신청서 역시 올해 ‘역대급’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가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공시가격 이의신청 접수는 현 정부 출범기인 2017년 293건에서 지난해 923건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올해도 이미 현재까지 798건의 이의신청이 접수된 상태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