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명 이상 출석한다면 대형교회… 주변 교회 돕는 처치이노베이션 시작해야”

입력 2021-04-29 03:05
이강우 목사가 28일 서울 송파구 좋은나무교회에서 ‘코로나 시대 되는 목회’ 출간 동기를 설명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장년 성도 250여명의 서울 좋은나무교회는 작지만 강한 교회다. 30명이 모이던 작은 교회 시절부터 중국 이단인 ‘동방번개’를 잡겠다며 기도 책자를 제작했다. 어린이 전도에 활용하라며 교파를 초월해 전국 교회에 400만원 상당의 트램펄린 120개를 무료로 설치해줬다. 신천지로부터 한국교회를 보호하기 위해 예방책자 13만권을 찍어서 뿌렸다. 최근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교회 50곳을 살리기 위해 임차료 1억원을 지원했다.

이처럼 왕성한 사역을 펼친 이강우 좋은나무교회 목사가 최근 ‘코로나 시대 되는 목회’(국민일보)를 출간하고 위기상황 속 한국교회가 붙들어야 할 중요 원칙을 제시했다.

이 목사는 28일 인터뷰에서 “어느새 기득권층으로 자리 잡은 한국교회는 코로나19를 맞아 심각한 위축 현상을 겪고 있다”면서 “오늘의 위기는 도약을 위한 최고의 기회다. 예수 그리스도라는 본질을 붙잡을 절호의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는 “만약 코로나19가 없었다면 한국교회는 진지한 자기성찰의 기회를 얻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이번 기회에 모이는 예배공동체를 뜻하는 ‘처치십’과 흩어져서 제자 삼는 ‘디사이플십’을 똑바로 세우는 처치이노베이션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대를 졸업하고 연세대 대학원에서 건축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이 목사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한국IBM에서 근무하다가 늦깎이로 합동신학대학원대에 입학했다. 직장생활과 기업운영 등 사회경험이 풍부한 그는 목회도 전략적으로 접근해 왔는데, 줄곧 강조했던 것이 교회론이었다. 이 책은 이 목사가 교회론을 바로 세우기 위해 20여년간 실천했던 내역으로, 교회혁신 가이드라인이라 할 수 있다.

이 목사는 “그동안 한국교회가 교회론을 강조하지 못한 결과 관리 목회의 관성에 젖어 내 교회만 챙기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면서 “200명 이상 출석하는 교회는 대형교회다. 주변교회를 돕고 나누는 것이 처치 이노베이션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구절벽의 위기상황에서 신앙의 세대를 이으려면 당회실, 원로장로실 등을 과감히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재편하고 형식적 예배를 탈피해야 한다”면서 “이 정도 뼈를 깎는 교회혁신 자세가 없다면 교회의 장래는 그리 밝지 않다”고 단언했다.

이 목사는 주변 목회자에게 늘 “교회 1층에 들어섰을 때 무엇이 보이느냐” “아이들을 만나는 시간이 얼마나 되느냐”고 묻는다. 교회의 목회철학과 방향성이 1층 공간에 배어있고, 교회의 미래가 아이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는 “담임목사는 아이 한 명의 변화과 신앙의 세대를 잇기 위해 모든 목회 에너지를 쏟아붓겠다는 열정을 갖고 있어야 한다”면서 “성도 수 유지를 위한 관리목회가 되던 시절은 이제 지나갔다. 코로나19 시대 되는 목회를 하고 싶다면 처치 이노베이션을 시작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