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선언 3주년 文 대통령 “다시 대화할 시간이 오고 있다”

입력 2021-04-28 04:03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선언 3년을 맞은 이날 “진통을 겪으면서 얻은 고통을 바탕으로 평화의 시계를 다시 돌릴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4·27 판문점선언 3주년을 맞은 27일 “오랜 숙고의 시간을 끝내고 다시 대화를 시작해야 할 시간이 오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영상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남북 정상이 8000만 겨레 앞에서 판문점선언을 한 지 3년이 되었지만 교착 상태 장기화로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남북, 북·미 대화가 교착 상태인 가운데 문 대통령이 다음 달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선언의 의미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선언은 누구도 훼손할 수 없는 평화의 이정표다. 어떤 경우에도 판문점선언이 약속한 평화의 길을 되돌릴 수 없다”고 했다. 또 판문점선언 이후 남북 관계에 대해서도 “군사적 충돌 없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경색국면 속에서도 평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지금의 평화는 미완의 평화다. 판문점선언의 토대 위에서 불가역적인 항구적 평화로 나아가야 한다”며 “진통을 겪으며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평화의 시계를 다시 돌릴 준비를 해야 할 때”라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5월 하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첫 대면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를 적극 논의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이 대북정책을 긴밀히 조율하고 발전적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남북과 북·미 간에도 대화 복원과 협력의 물꼬가 트일 수 있길 바란다. 정부는 바이든 정부와 견고한 협력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켜 나갈 길을 찾고자 한다”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전후해 대북정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트럼프 지우기’ 식의 대북정책안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은 이날 판문점선언 3주년 메시지를 통해 트럼프 정부에서 쌓아온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미국의 새 대북정책에도 반영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 관련 일정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스탠리 어크 노바백스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노바백스 백신은 우리에게 의미가 매우 크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전담팀을 구성해 백신에 대한 신속한 허가가 이뤄지도록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노바백스로부터 총 2000만명(4000만회)분의 백신을 도입하기로 계약한 상태다. 이 물량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국내 공장에서 전량 생산된다. 기술이전 방식으로 국내에서 생산되는 첫 백신이다. 노바백스 백신은 유럽의약품청(EMA)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사용 승인 신청을 거쳐 이르면 6월쯤 사용 결정이 나올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어크 CEO에게 “한국 국민들은 노바백스 백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노바백스 백신이 임상시험에서 탁월한 면역 효과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어크 CEO는 “문 대통령이 저보다 노바백스를 잘 아신다”며 “앞으로 노바백스 백신을 독감 백신과 결합시킬 것”이라고 했다.

한편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경제 5단체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을 공식건의한 데 대해 “현재까지는 검토한 바 없으며, 검토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