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경제 성장률 1.6% “빅 서프라이즈”… 올해 4%성장 기대

입력 2021-04-28 04:04

지난 1분기 경제 성장률이 민간 소비 약진에 힘입어 예상보다 높은 1.6%를 기록하며 코로나19 발생 직전 수준을 회복했다. 2~4분기 성장률만 잘 뒷받침된다면 연간 성장률 4.0%도 바라볼 수 있다고 중앙은행은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27일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전분기 대비 1.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부문별로는 민간 소비가 큰 축을 담당했다. 승용차·가전제품 등 내구재와 음식료품을 비롯한 비내구재 소비가 모두 늘면서 1.1%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0.0%)와 4분기(-1.5%)의 내림세를 딛고 반등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코로나19 탓에 설 연휴 귀성을 못하는 대신 설 선물을 많이 하며 소비가 늘었다”며 “2월 중순 사회적 거리두기와 영업제한도 일부 완화되면서 대면 서비스 소비도 소폭 개선됐다”고 말했다.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이전소득 등을 더하면 가계 소득이 늘 거다. 취업자 수 등 고용 상황도 개선되면서 민간 소비는 완만한 회복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다만 코로나19 확산 피해가 대면 서비스에 집중되는 만큼 위험 요소는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수출은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1.9%, 수입도 기계·장비 등을 위주로 2.4% 늘었다. 박 국장은 “수출 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보다는 낮아졌으나 정보통신(IT) 경기 및 글로벌 경기 개선 등으로 증가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6.6%, 0.4% 증가했다. 연이어 집행된 추가경정예산 등 정부 지출도 0.3% 포인트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분기별 성장률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1분기 -1.3%, 2분기 -3.2%를 기록한 바 있다. 3분기에 2.1%로 반등한 뒤 4분기에도 1.2%를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한은은 앞서 코로나19 영향이 없던 2019년 4분기 수준에 이르기 위해선 1분기 성장률이 1.3% 수준을 기록해야 할 것으로 봤다. 그런데 이보다 높은 수치를 달성하면서 연간 성장률도 전망치를 웃돌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 국장은 “올해 3.6% 성장률을 달성하려면 2분기부터 4분기까지 0.5%씩 올라야 한다. 2~4분기 GDP가 각각 0.7~0.8% 오르면 연간 경제성장률 4%도 달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한은의 발표 이후 한국의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1%에서 4.6%로 상향 조정했다. JP모건은 “한국의 수출과 내수가 모두 견고하게 증가하면서 수요와 생산 활동 전반에 걸쳐 기대 이상의 폭넓은 성장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코로나19 피해 확산, 반도체 수급 문제 등을 경기 하방 요인으로, 미국의 경기 부양에 따른 세계 경제 회복세와 추경 예산 등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기자실을 찾아 “(경제 성장률이) 시장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가 나왔다”며 “소상공인 등 민생에 어려움이 있어 애가 타는 가운데 나온 ‘빅 서프라이즈’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고용에서 밀려난 취약계층에 대해서도 정부가 더 지원할 수 있도록 정책을 추가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준구 기자, 세종=신재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