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철강업계에도 훈풍이 불어오고 있다. 1분기 영업이익이 1조5500억원을 넘어선 포스코에 이어 현대제철도 시장 전망치를 크게 뛰어넘는 실적을 내놨다.
현대제철은 27일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4조9274억원, 영업이익 3039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5.6% 늘어난 수치이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을 1700억~18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으나 이를 크게 넘어선 것이다. 이로써 현대제철은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인 730억원을 1분기에 4배 이상 뛰어넘었다.
현대제철은 “글로벌 철강 시황이 개선되면서 판재류 중심으로 제품가격이 인상되고 고부가 제품의 판매가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회복세에 접어든 글로벌 경제 상황에 따라 선진국과 내수 중심으로 증가한 철강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영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1분기 실적을 발표했던 포스코도 영업이익이 2011년 2분기 이후 약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며 철강업계 훈풍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업계 1, 2위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연이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동국제강의 실적에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는 동국제강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2.7% 증가한 746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철강업계의 잇따른 호실적은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에 따른 철강 가격 인상이 주효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으로 전세계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며 전방산업에서 수요가 회복됐지만, 철강 최대 생산국인 중국이 환경보호 정책의 일환으로 감산을 진행하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세계철강협회(WSA)는 올해 세계 철강 수요를 전년 대비 5.8% 증가한 18억7420만t으로 전망했다.
전날 컨퍼런스콜에서 김영중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은 “전체적으로 글로벌 공급이 제품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포스코 수출의 경우 4, 5월 판매계약은 이미 끝났고 6월 계약도 마무리 단계”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국내 열연강판(철강 반제품 슬래브를 고온·고압으로 늘여 만든 기초 철강재) 유통가격은 t당 101만원으로 2008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분위기가 3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이라 내다봤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국내 철근 산업 수요는 2023년까지는 상승 또는 강세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철광석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어 나머지는 하반기에 추가 인상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