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성 목사의 예수 동행] 정말 예수님 한 분이면 충분한가

입력 2021-04-28 03:03

코로나19 혼란이 길어지면서 우리가 정말 예수님을 믿는 사람인지 근본적으로 점검하게 됩니다. 예수님이 함께하심을 정말 믿습니까. 그렇다면 어떤 형편이나 상황에서도 예수님 한 분이면 충분합니다. 어느 날 제 리더십 유형을 궁금해하는 목사님께 ‘예수님을 바라보게 하는 유형’이라 답한 적이 있습니다.

장로님들과 회의할 때 한동안 조그만 나무 십자가를 가지고 회의한 적이 있습니다. 회의를 시작하면서 오른쪽 장로님께 나무 십자가를 전해드리며 “예수님, 이 회의를 주관해 주소서”라고 기도한 후, 옆에 계신 장로님께 전달해달라 부탁했습니다. 이렇게 하면서도 예수께서 함께하시는 회의가 되지 못한다 여겨지면 누구라도 탁자의 종을 치게 했습니다. 종이 울리면 발언을 중단하고 1분 기도 후 다시 발언했습니다.

이렇게 하다 보니 정말 예수께서 친히 함께하시는 결정들이 나왔습니다. 그중 하나가 새 예배당 완공 후 예수전도단 화요 집회 장소 제공 문제였습니다.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는데 한 장로님이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요”라고 질문을 던지셨고, 모든 장로님은 “예수님이라면 ‘사용하라’ 하셨을 것”이라며 의견을 모았습니다. 몇 년 후 교회의 한 청년이 자신이 고등학생 시절에 교회가 새 예배당을 집회 장소로 내어준 일을 듣고,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를 삶의 지표로 여기며 살았다고 간증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말에 참 기뻤습니다.

저는 3대째 목사입니다. 목사 아들이었지만 ‘예수님 한 분이면 충분합니다’를 고백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고백은 마치 목회 실패의 변명 같았습니다. 이왕 목사가 되려면 큰 교회 목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주의 종이 된다면서 대접받는 목사가 되고 싶었고, ‘예수님은 나의 왕’이라 고백하면서도, 내가 원치 않는 길로 주님이 가라 하시면 어쩌나 하고 불안해했습니다. 주님을 인격적으로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역자는 두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예수님을 위해 충성하는 사역자, 그리고 예수께서 친히 그를 통해 역사하시는 사역자입니다. 사도 바울은 후자였습니다.(롬 15:18) 초대교회는 지금 같은 예배당도, 신학교를 졸업한 목회자도, 기록된 신약성경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복음은 세계로 퍼져갔습니다. 예수께서 사도들과 초대교회 성도들을 통해 역사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 한 분이면 충분합니다. 언젠가 부교역자들에게 두 가지를 공개 회개한 적이 있습니다. 우선 제힘으로 부교역자들을 변화시키려 했던 것을 회개했습니다. 예수께서 친히 당신의 종을 이끄신다는 것을 온전히 못 했던 것입니다. 그 결과는 저나 부교역들에게 항상 좋지 않았습니다. 주님은 그때 말씀을 주셨습니다. “너희는 주께 받은 바 기름 부음이 너희 안에 거하나니 아무도 너희를 가르칠 필요가 없고 오직 그의 기름 부음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가르치며 또 참되고 거짓이 없으니 너희를 가르치신 그대로 주 안에 거하라.”(요일 2:27) 그 후 부교역자들에게는 ‘오직 주님 안에 거하기만 힘쓰라’ 권면하고 주님께 맡겼습니다.

또 하나 회개한 것은 교역자들을 그들의 능력에 따라 평가했던 것입니다. 목회를 사람의 능력으로 하는 줄 생각했던 것입니다. 역시 말씀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세상의 미련한 것들과 세상의 약한 것들과 세상의 천한 것들과 멸시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택하신다는 것입니다.(고전 1:27~29) 하나님께서 찾으시는 사람은 단지 십자가에서 죽은 사람이었습니다.(고후 4:10~12) 부교역자들에게는 사역을 하든 설교를 하든, 오직 예수님과 함께 죽었음만 보여달라 요청했습니다. 지금은 예수님을 분명히 바라봐야 할 때입니다. 예수님 한 분이면 충분합니다.

(선한목자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