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글로벌 투자 트렌드로 자리 잡은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은 관련 투자 상품과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증권사 경영 전략도 ESG 가치에 걸맞은 방향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 변화 등으로 환경 보호를 비롯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더욱 강조되면서 증권가에선 ESG 투자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이사회에서 산하에 ESG 위원회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ESG 관련 안건을 심의 및 결의하고, 이를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ESG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 회사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과 사회적 책임투자 리서치회사 서스틴베스트의 ESG 평가에서도 최고 등급인 ‘A’를 받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출시한 ‘미래에셋지속가능ESG채권펀드’를 판매하고 있기도 하다. 해당 상품은 신용등급 ‘AA-’ 이상인 국내 상장사 중 ESG 평가 등급 ‘B+’ 이상인 기업 채권, ESG 목적 발행채권에 투자한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월 증권업계 최초로 원화 ESG 채권을 1100억원 발행했다. 녹색 및 사회적 가치 창출 사업이 투자 대상이다. 서울 여의도 ‘파크원(Parc1)’의 녹색 건축물 인증 획득을 위해 10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은 업계 최초로 ESG 투자 리포트를 발간한 데 이어, ‘ESG 지주회사 인덱스’를 개발, 지주회사 투자 지표로 활용토록 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석탄 사업과 관련해 추가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증권업계의 ‘탈석탄’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신재생에너지 투자(2000억원) 포함, 약정액 기준 8000억원의 ESG 관련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11월 석탄 채굴 및 발전 사업에 대한 투자 배제 등 내용이 담긴 ‘ESG 투자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삼성증권이 발행한 녹색채권은 업계 최초로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최고 등급 ‘Green1’을 부여 받았다. 녹색채권이란 ESG 채권 종류 중 하나로 친환경 사업을 위한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발행된다. 해당 채권은 북미 천연가스 미드스트림(석유나 가스의 운송·정제·액화 과정)과 프랑스 태양광 발전 사업과 관련해 기존 차입금 차환 용도로 사용된다.
KB증권은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설치하고, 리서치센터 내에 ‘ESG 솔루션팀’을 마련했다. 이달 초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ESG 지수와 유로스톡스50 ESG 지수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주가연계증권(ELS)을 발행하기도 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달 10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했다. 해당 채권은 외부 회계법인으로부터 ESG 채권 관리 체계 사전 인증을 받았다. 신한금융투자도 지난달 S&P500 ESG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2종을 출시한 바 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