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방심이 부른 인도 코로나 재앙, 반면교사 삼아야

입력 2021-04-27 04:07
‘코로나 생지옥’으로 빠져든 인도의 상황이 충격적이다. 26일 오전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35만2991명으로 집계됐다. 인도의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21일(29만5041명) 이후 6일 연속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종전 미국의 세계 최고 기록도 넘어선 상태다. 신규 사망자 수도 6일 연속 2000명을 넘었으며 누적 사망자 수는 19만5123명이다. 환자가 폭증하면서 의료시스템도 거의 붕괴했다. 병상 확보는커녕 입원 중인 환자도 치료 산소가 없어 죽어 나가는 형국이다.

인도는 지난 2월만 해도 일일 신규 감염이 1만명을 밑돌며 “코로나를 이겨냈다”는 축제 분위기가 팽배했다. 이에 방심하고 방역에 느슨했던 게 치명적이었다. 이달 초 수백만명의 순례자가 모인 쿰브멜라 축제(순례자들이 강물에 몸을 씻거나 적시며 속죄 의식을 행함)가 결정적이었다. 쿰브멜라는 힌두교 성지 네 곳을 돌며 12년마다 열리는 인도 최대 순례 축제다. 올해 이 축제에는 최소 500만명이 몰린 것으로 추산된다. 상당수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아 코로나 확산의 온상이 됐다. 여기에 감염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했다.

백신도 코로나 확산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지금까지 인도에서는 약 1억4190만회분의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2회까지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도 약 226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인도는 위탁생산 방식으로 세계 백신의 60%를 제조, ‘세계 백신공장’으로 불릴 정도로 백신 확보에도 앞서 나갔다. 감염자 수가 늘자 정부가 자국민에게 먼저 접종하기 위해 수출 금지까지 나섰지만, 임계치를 벗어난 확산세 앞에 백신은 무용지물이 됐다.

우리나라도 감염자 수가 다소 줄어들면서 방심하다가 4차 재확산 조짐까지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인도 코로나 재앙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