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군이 6·25참전 70주년을 맞는 에티오피아 노병을 위해 ‘칠곡형 보훈도시락’을 전달했다.
칠곡군은 24일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6·25참전 7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한 참전 용사 50여명에게 칠곡형 보훈도시락을 제공했다.
에티오피아는 6·25전쟁 당시 1개 대대 규모의 병력으로 부대를 창설하고 1951년 4월 24일 부산으로 출발했다. 참전 용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은 물론 부산으로 출발한 4월 24일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다시 태어난 생일로 생각하고 축하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도시락을 마련했다.
칠곡형 보훈도시락은 칠곡군 예산이 아닌 각계각층 주민 60여명의 자발적인 성금으로 마련됐다.
도시락 앞면에는 백선기 칠곡군수의 감사 마음을 담은 글과 사진을 스티커로 제작해 붙였다. 백 군수는 한국어로 감사글을 작성하고 전북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에티오피아 출신 유학생의 도움으로 에티오피아 공용어인 암하리어로 번역했다.
편지 배경은 최근 작고한 멜레세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회장의 추모를 위해 백 군수와 멜레세 회장이 포옹하는 사진을 흑백으로 처리했다.
칠곡형 보훈도시락에는 국내에서 공수된 식재료도 포함돼 있다. 칠곡군의 한 주민은 생일이면 빠지지 않는 미역국을 참전 용사에게 대접하고 싶은 마음으로 미역을 구입하고 20만원이 넘는 항공 운송료까지 부담했다.
평소 참전 용사들이 선호하는 음식을 조사해 칠곡형 보훈도시락에 담는 세심한 배려도 돋보였다. 칠곡군은 도시락과 함께 손가방 50여개도 선물로 전달했다.
행사를 기획한 백선기 칠곡군수는 “코로나19와 지구 반대편이라는 거리의 장벽으로 직접 찾아뵙지 못해 감사의 마음을 도시락에 담았다”며 “앞으로도 참전 용사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칠곡군은 2015년부터 에티오피아 참전 용사 후원 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노병들을 칠곡군에 초청하고 마스크, 손 소독제 등의 코로나19 방역 물품도 전달했다. 또 에티오피아 현지에 참전 용사 동상을 세우고 참전 용사마을에 의료 용품과 생필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칠곡=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