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200만명 접종 장담하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불안

입력 2021-04-24 04:02

정부가 연일 코로나19 백신 도입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백신 수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며 ‘상반기 1200만명 접종’은 예정대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난 2월 26일 시작된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는 56일 만인 23일 현재 203만5549명이었다. 상반기 목표까지 약 1000만명이 더 맞아야 한다. 그러나 정부의 호언장담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우려와 불안감을 잠재우기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상황점검회의’에서 “현재까지 도입 예정된 백신 물량이 지연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며 “오는 11월 집단면역 추진 목표 달성에는 이상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6월까지 확보한 백신 물량은 약 900만 명분(1809만회)이다. 이 중 193만여 명분(387만회)이 이미 도입됐고, 6월까지 711만명분(1422만회)이 더 들어올 예정이다. 나머지 300만명분은 1차 접종자의 2차 접종분을 사용한 뒤 3분기 도입 물량으로 메꾼다는 것이다. 일정에 맞게 백신이 들어온다면 1200만명 접종이 가능하다. 정부는 추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제약사들과 협상도 진행하고 있다.

홍 직무대행의 설명처럼 예정된 시기보다 백신이 늦게 들어온 사례가 없는 건 사실이다. 이달 초 코백스 퍼실리티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34만5000명분 공급이 지연될 뻔했지만 예정대로 들어왔다. 그러나 2분기부터 순차적으로 2000만명분이 들어오기로 했던 모더나 백신의 경우 사실상 지연된 것과 다름없다.

정부 설명을 종합하면 약속대로 2분기에 모더나 백신을 들여오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소량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인기가 높은 모더나 백신 대부분은 3분기에 들어올 전망이다. 원활하게 수급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게다가 최근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백신의 안전성 논란으로 모더나 백신에 대한 국제적 수요가 늘고 있어 공급 불안이 커지고 있다. 또한 백신 제조사들의 생산 차질이 빈번해지고 있고, 국제적 백신 쟁탈전도 가속화되는 상황이다. 정부의 ‘11월 집단면역’ 장담이 불안한 이유다.

백신이 예정대로 공급된다면, 백신 접종 속도는 가속도가 붙어 6월 말까지 1200만명을 접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접종기관이 많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지역예방접종센터 270곳, 의료기관 1만4500곳 등 1만4770여곳에서 접종이 시작되면 다음 달엔 하루 100만명씩, 6월 이후에는 150만명까지도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62명 늘어난 797명으로 800명에 육박했다. 지난 1월 7일(869명) 이후 106일 만의 최다 기록이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