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인 이상직 무소속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며 이스타항공이 ‘창업주 리스크’를 어느 정도 털어낸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은 체포동의안 가결이 문제 해결의 시작점임을 강조하며 정부와 여당에 이스타항공의 회생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 이스타항공조종사지부는 22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국회는 이상직 의원 체포동의안 가결로 책임을 다한 것처럼 호도하지 말고 책임 있게 수습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이삼 이스타항공조종사지부장은 “(체포동의안 가결은) 노동자들에겐 이제 겨우 한 가지 문제가 해결됐을 뿐”이라며 “제주항공 지시에 따른 운항 중단과 임금체불, 정리해고 문제 등도 남았다. 정부 여당은 노조가 제시한 회생안에 대해 검토하고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간 이스타항공 매각엔 창업주 리스크가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인수 후에도 이 의원 관련 논란이 경영 정상화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 우려한 탓이다. 전문가들은 체포동의안 가결로 완전히 해당 리스크를 털었다고 보는 데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면서도 이스타항공 내부의 노노 갈등은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체포동의안 가결로 조종사노조와 근로자연대 간 갈등 요소가 해소됨으로써 이스타의 매각 가치엔 긍정적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이 매각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 현재 공익채권인 체불임금과 퇴직금 등은 700억원 수준이며, 채권자가 법원에 신고한 회생채권은 1850억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 교수는 “이제 불필요한 갈등을 걷어냈으니 정재섭 공동관리인의 역량 발휘가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스타항공은 오는 30일 매각 공개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현재 이스타항공 인수에는 2~3곳 정도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