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창업자 “삼성전자는 강력한 경쟁상대”

입력 2021-04-23 04:07
대만 연합보 캡처.

세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1위 업체인 TSMC 창업자 장중머우(사진) 전 회장이 “삼성전자는 강력한 경쟁상대”라고 지목했다. TSMC가 공개적으로 삼성전자를 견제하는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파운드리 시장에서 경쟁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반도체의 대부’로 장 창업자는 전날 열린 한 포럼에서 “삼성전자는 웨이퍼 제조 분야에서 TSMC의 강력한 경쟁상대”라고 밝혔다. 그는 “예전엔 관심을 끌지 못하던 삼성이 ‘두려운 경쟁상대’에서 ‘강력한 경쟁 상대’로 점점 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삼성전자가 TSMC의 강력한 경쟁상대인 이유로 한국의 인재 등이 맡은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자세 등이 대만과 비슷하다는 점을 들었다.

연합보는 장 창업자가 향후 파운드리 부문 경쟁에서 TSMC와 삼성의 맞대결 구도가 될 것으로 보고 TSMC의 모든 임직원에게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장 창업자는 “미국은 현재 웨이퍼 제조가 안 되며 중국은 20여년 동안 수백억 달러를 보조했음에도 반도체 제조는 아직 TSMC보다 최소 5년 이상 낙후돼 있다”고 다른 나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특히 중국의 로직반도체 설계는 미국과 대만보다 1~2년 낙후돼 있다고 지적했다.

장 창업자는 인텔이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한 것에 대해서는 “아직 그렇게 두려운 상대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1985년 인텔에 투자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TSMC의 성공은 전문 경영인의 리더십, 장기적인 차원의 연구개발(R&D), 12만 명에 달하는 전·현직 직원의 노력, 대만 정부와 사회 전반의 지지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