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든 GTX D 노선, 김포∼부천까지만… 주민들 반발

입력 2021-04-23 04:05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D 노선 신설 계획이 사실상 취소됐다. 인천시에서 서울 강남구를 거쳐 하남시까지 이어질 거라는 당초 기대와 달리 경기도 김포시와 부천시를 잇는 짧은 노선만 신설된다. 앞서 발표된 GTX A~C 노선처럼 서울을 통과하는 것도 아니어서 GTX란 표현을 쓰기조차 애매해졌다. 서울시와 세종시 정부세종청사를 잇는 도시간특급열차(ITX)를 신설하려던 계획 역시 무산됐다. 광역철도망 신설 혜택을 기대했던 각 지역 주민들은 벌써부터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교통연구원은 22일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수립 연구 온라인 공청회를 열고 2030년까지 향후 10년간 철도 투자 방향 및 사업 계획을 공개했다. 지역별 광역철도망 노선 신설을 포함한 42개의 신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신설하는 사업만도 54조1000억원 규모의 민·관 투자가 이뤄진다. 기존에 진행 중인 사업을 포함하면 전체 투자 규모는 114조7000억원에 달한다. 교통연구원 관계자는 “248조8500억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산한다”고 설명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GTX D 노선의 윤곽도 이날 공개됐다. 예상보다 노선이 대폭 축소됐다. 김포도시철도 장기역과 부천종합운동장역 구간에 광역급행철도를 신설하기로 했다. 인천시에서 제안했던 서울을 통과하는 노선은 사업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반영되지 않았다. 인천시 안대로라면 10조원 가까운 예산이 필요한데다가 지하철 9호선 등 기존 노선과 수요가 겹칠 수 있다.

ITX 세종선도 무산됐다. 세종시는 경춘선 ITX처럼 서울로 곧장 갈 수 있는 노선 신설을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신 대전 지하철 1호선 반석역에서 정부세종청사, 오송역, 청주국제공항을 연결하는 광역철도 노선을 신설하기로 했다. 세종시와 서울시를 곧바로 연결할 경우 청주시에 위치한 오송역 수요가 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표로 지역마다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김포시와 하남시가 대표적이다. 김포시 주민들이 주 구성원인 부동산 오픈 채팅방 등에서는 “외곽과 외곽을 이어주면 뭐가 좋냐. 최소한 서울은 가게 해달라”라든가 “조직적으로 집회해야 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청주시에서도 반발 기류가 감지된다. 신설하는 광역철도 노선이 청주시내를 통과하지 않는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니지만 발표 내용이 크게 바뀌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