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미래인 다음세대의 이탈… 기도운동으로 잡는다”

입력 2021-04-23 03:01
다음세대 기도운동 ‘유스 원크라이’ 조직위원장 이형노 중앙감리교회 목사가 21일 서울 종로구 교회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저뿐 아니라 현장 목회자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다음세대의 이탈을 뼈저리게 경험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들의 이탈을 방지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유스 원크라이(Youth OneCry)’ 기도회를 열게 됐습니다.”

이형노 중앙감리교회 목사는 21일 서울 종로구 교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신앙 안에서 일탈이 있을 순 있지만 이탈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그저 안타까워하며 보고만 있는 것이 합당한가 생각하다 동료 목회자 분들과 다음세대 기도운동을 일으켜 보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매년 첫날 열리는 국가기도회 ‘원크라이’ 멤버인 이 목사는 원크라이에 참여했던 동료 목회자 11명과 함께 최근 유스 원크라이 조직위원회를 꾸렸다. 이 목사는 여기서 조직위원장을 맡았다. 이들은 오는 10월 7~10일 4일간 교파를 초월해 연합 기도회를 열기로 했다.

이 목사는 코로나19로 가속화된 다음세대 일탈이 이탈이 되지 않게 한국교회가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 역사를 보면 믿음의 선배들은 어려움이 있을 때 기도로 극복했다”며 “선배들로부터 받은 신앙의 유산인 기도의 야성을 다음세대에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어 “아직 이탈하지 않은 다음세대, 그들이 다음세대 회복의 초석이 돼야 한다”며 “다음세대 기도운동을 통해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젊은 크리스천 지도자들이 세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의 미래는 다음세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창천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있을 때 신촌 대학가 청년들을 대상으로 문화사역을 하며, 또 정동제일교회에서 젊은이 교회 담당 목회자로 있으며 다음세대 부흥이 가져오는 힘을 수없이 느꼈던 그였다.

이 목사는 “선거 때도 경험했지만 20~30대 표심이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선거 결과가 좌우된다”며 “정치인들도 다음세대 마음을 얻지 않으면 미래가 불투명하다 생각하는 이때, 하물며 교회는 어떻게 해야겠는가”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다음세대가 다시 교회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옅어진 기독교 정체성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세대를 위해 믿음의 선배들이 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을 직접 실천해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묵상집, 성경공부 교재 등 청년들에게 텍스트로써의 모델은 많다. 그러나 이들에게 부족한 건 텍스트를 현실에 적용·실천하는 콘텍스트, 롤모델”이라며 “한국교회에 신앙의 멘토가 부족하다는 점이 큰 안타까움”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기도회가 다음세대에 동기와 동력을 부여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주님의 영향 아래 있는 사람들이 기도를 통해 우리가 돌아갈 곳은 어디고, 무엇을 우선 삼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지표를 다시 확인했으면 좋겠다”며 “이게 시작이 돼 다음세대에 기도의 불씨가 들불처럼 번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