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6대, 아버지는 4대째인 믿음의 가정에서 어려서부터 할머니 손을 잡고 새벽예배까지 다녔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밤에 꿈을 꾸었는데 현실에서 그대로 일어나는 일이 있었다. 어머니는 하나님께서 보여주셨다고 하셨고, 이런 경험들로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확신했다. 그러던 어느 날 교회선생님이 ‘구원의 확신이 있느냐’고 물었다. 입으로는 ‘네’ 했지만 속마음은 자신이 없었다. 어머니와 언니가 하는 방언이 부러워 부르짖어 기도해 결국 방언 은사를 받은 뒤부터 내 신앙은 뜨거웠다. 날마다 거룩한 삶을 살려 애쓰며 열심을 냈지만 뜨거움은 얼마 지나지 않아 식어 낙심됐고 결국 의무감으로 교회를 다녔다.
어느 날 어머니가 마지막 때의 이야기를 듣고 ‘내가 그 핍박을 이길 수 있을까’ 하는 무서움에 사로잡혔다. 항상 깨어있어야 한다는 어머니 말에 종일 예수님을 생각하고 저녁마다 하루의 죄를 회개했지만 천국에 갈 자신이 없었다. 어머니나 언니처럼 신기한 체험도 없고 하나님의 음성도 듣지 못해 두려움의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어머니가 밤에 누군가와 통화를 했다. 그런데 수화기에서 내일 오후 4시에 전쟁이 일어난다는 소리가 들렸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두려움이 엄습하며 생각나는 모든 죄를 떠올려 미친 듯 회개했다. 어머니의 말에 우리는 열심히 짐을 싸서 다음 날 일찍 비행기를 타고 어머니와 제주도로 피난을 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내가 지금 뭐하는 짓이지. 4일 동안 무단결석을 하고….’ 그렇게 전쟁 해프닝을 겪은 후 ‘계속 엄마를 따라다니며 신앙생활을 해야 하나. 하나님을 만나지도 못하고 구원에 대한 확신도 없는데….’ 우울한 생각에 눈물만 나왔다.
얼마 후 인터넷으로 어떤 목사님 설교 영상을 보던 어머니가 급히 불렀다. ‘또 시작됐네’ 했지만 목사님의 확신에 찬 부활 말씀에 큰 감동을 받고 목사님을 찾아 한마음교회 겨울수련회에 참석했다. 그런데 나도 다 아는 부활만 강조하며 예수님을 믿지 않는 죄를 회개해야 한다고 하니 너무 답답했다. ‘내가 믿지 않고 있다고?’ 하다가 ‘부활이 거짓이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에 혼란스러웠다. 그때 제자들의 입장에서 부활을 보라는 목사님 말씀에 내 초점이 제자들에게 옮겨졌다. 내가 직접 만져보지 않고는 믿지 않겠다고 하던 도마가 인도까지 가서 순교한 것을 보니 ‘도마가 진짜 부활하신 예수님을 보았구나. 부활이 실제 사건이구나’ 하는 확신이 왔다. 세 번이나 부인한 베드로, 동생 야고보의 모습들에서 부활은 물론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임을 선명히 알게 됐다. 성령께서 부활이라는 증거를 통해 정확하게 예수님을 믿게 해 주신 것이다. 마귀에게 종노릇하며 죄에 눌려 살던 나를 살리려고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셔서 나의 주인이 돼 주신 예수님의 그 큰 사랑 앞에 나는 바로 무릎을 꿇었다.
진정 나와 함께하시기를 원하시던 예수님을 마음의 주인으로 모시니 나의 모든 시선이 예수님께 향했다. 학교에서는 기독교 동아리를 통해 캠퍼스를 돌며 예수님의 부활을 선포했다. ‘나도 이렇게 기쁜데 주님께서는 얼마나 기뻐하실까’ 하는 생각이 드니 한 영혼이라도 살려야겠다는 마음은 식을 줄 모른다. 이제는 마지막 때가 두려움이 아니라 나를 사랑하시는 예수님을 다시 만난다는 기쁨과 소망으로 바뀌었다.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 공동체와 함께 기쁨으로 사명을 감당하기 원한다. 나를 만나주신 주님 사랑합니다.
김동윤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