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무기력하게 세상과 담쌓은 인생, 부활 믿고 복음이 삶의 전부 돼

입력 2021-04-26 03:09

나는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고 늘 조용히 혼자 지내는 것을 좋아했다. 친척들이 모이면 노래도 하고 춤도 추고 노는데 몸치에 음치인데다 부끄러움도 많은 나는 하기도 싫고 몸뚱아리 움직여 남는 게 뭔지 재미도 없었다. 공부도 싫어 일찍 대학을 포기한 채 언젠가 시골의 숲 속에 집을 짓고 바깥세상과 담을 쌓고 살 때를 꿈꾸었다. 열정적인 신앙생활을 하는 엄마가 예수님이 재림하신다고 말하면 ‘예수님, 빨리 좀 와서 세상을 끝장 내 주세요’ 했지만 응답이 없어서 ‘그래, 다 거짓말이야. 예수님이 있는지도 모르는데 기도해서 뭐해’ 하며 불평했다. 그런데 엄마는 언젠가부터 ‘예수님을 믿을 만한 증거는 부활’이라고 얘기했고 싸운 뒤로 평생 만나지 않을 것 같던 이모와 갑자기 사이도 좋아졌다. 신기하게 생각하는 중 마침 한마음교회에 다니는 친척 언니가 전화로 예수님의 부활을 얘기하며 “세진아. 지금은 이 말이 뭔 말인지 모르겠지만 네가 정말 간절히 구하면 하나님은 바로 만나주신다”고 했다. 엄마와 이모의 변화된 모습을 보면서도 하나님을 찾고 싶은 마음이 없었는데 언니의 전화를 받고 나니 갑자기 마음이 달라졌다. 그래서 엄마의 작은교회 예배에 따라갔다.

일꾼이 내게 ‘예수님이 이 땅에 진짜 사람으로 살았다는 것을 믿느냐’고 물었지만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거라 아무 대답을 못했다. ‘세종대왕이 실존인물인 것을 의심하지 않듯이 예수님도 이 세상에 사람으로 살아계셨다는 것이 역사책에 기록돼 있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예수님이나 부활은 그냥 소설같은 얘기라고 생각했는데 사회과부도를 찾아보니 예수라는 이름이 있었고, 부활도 기록돼 있었다. 그러나 예수님이 사람이었다는 사실은 알겠는데 부활은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부활이 실제가 되게 해 달라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꼭 만나고 싶다고 기도했지만 오히려 심한 어지럼증으로 두 번이나 쓰러져 119에 실려갔고 결국 입원했다. 그런데 공교롭게 그 병원에 작은 교회의 이모 한 분이 근무하고 있었다. 이모는 하루에 한과씩 읽고 간증을 쓰자며 부활책자를 줬다. 1과는 ‘부활! 모든 사람이 믿을 만한 증거’였다. ‘증거? 왜 부활이 하나님을 믿을 수 있는 증거지?’ 그러다 바리새인들이 증거를 요구할 때 ‘요나의 표적밖에는 보여줄 표적이 없다’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내 눈에 딱 들어왔다. 그리고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힐 때 배신하고 떠났던 제자들이 부활하신 후 예수님을 하나님으로 믿었던 모습이 선명히 보였다. 제자들을 보니 부활이 확실했고 그제서야 십자가 사랑이 다시 보였다. 전능자께서 이 땅에 오셨다 가신 사건, 전능자께서 죽었다 다시 살아나신 사건, 내 인생에 가장 큰 폭죽이 터진 것 같았다. 대학은 포기했었지만 더 많은 친구들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어 춘천에 있는 대학교에 지원해 기적같이 합격했다. 학교에서 친구들을 만나 복음을 전하는 것이 내 삶의 전부가 됐다. 교회 성탄행사 때는 공동체와 함께 노래에 맞춰 멋지게 춤도 추었다. 예전의 나로서는 정말 상상도 못할 일이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어려웠던 내가 대학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지금은 하나님께서 허락해주신 직장에서 나를 있는 그대로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회사 동료들과 함께 기쁘게 지내고 있다. 무기력하고 세상 사는 것이 싫었던 내게 영원한 하늘나라를 알게 해주시고 교회공동체와 함께 기쁘고 자유한 삶을 살게 해주신 하나님이 너무 감사하다.

박세진 성도